실적 기반한 상승 추세, 식음료 시장 수혜 의심없다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16일 오전 11시 00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박민선 기자] 연초 이후 수익률만 두 배를 웃돈다. '먹방', '쿡방'의 열기가 실생활로 이어지면서 식음료 관련주들의 활약은 전방위적이다. 이 가운데에도 1인 가구 증가와 캠핑문화 확산 기류에 올라탄 오뚜기는 탄탄한 체력을 자랑하며 명실상부 100만원짜리 '황제주' 로 올라섰다.
오뚜기 주가의 상승은 먹거리 전반에서의 강한 성장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라면 시장에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성장성으로 주목받는 레토르트 식품 라인업 보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단기 급등 후 고퍼(PER.주가수익비율)주 영역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뚜기의 주가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유지되는 이유다.
◆ HMR시대, 가공식품업계 1위의 '특권'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뚜기(14일 종가 기준)의 연초 대비 상승률은 111.11%다. 경쟁사인 ▲CJ제일제당 24.3% ▲농심 37.4% ▲동원F&B 35.5% ▲대상 -8.2% 등과 비교하더라도 월등한 성적이다. 지난 8월 고점 기준으로는 무려 200%를 웃도는 소위 '대박'이다.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HMR(Home Meal Replacement)시장은 1조9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 흐름에서도 지난 2010년 기준 23.9% 수준이었던 1인가구는 오는 2025년 31.3%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신한금융투자). 전체 지출 가운데 식료품에 대한 지출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1인가구가 이처럼 증가하는 추세임을 감안한다면 가공식품업계 강자인 오뚜기의 성장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뚜기가 HMR 시대 대표적 수혜주로 주목받는 이유는 가공식품 분야에서 약 30여개 제품에서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사실 때문. 케첩과 마요네즈에서 각각 77%, 3분요리류에서 91%, 카레에서 83%라는 비교 불가한 입지를 구축 중이다.
더욱이 최근 수년간 라면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뺏어오면서 꾸준한 시장 확대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10.6%에 불과했던 점유율(MS)은 8월 현재 19.7%로 두 배 가깝게 성장하면서 삼양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오뚜기 라면의 중심제품인 진라면과 참깨라면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제품의 컵누들의 꾸준한 판매 증가, 최근 출시한 진짜장의 초기 호평 등이 라면시장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담당 중이다. 반면 농심과 삼양, 팔도는 일제히 점유율 감소세다.
레토르트 식품 시장에서도 절대적 강자다. 시장 규모는 700억원을 기준으로 증감을 보이는 수준이지만 오뚜기의 MS는 매년 증가하면서 89.4%까지 늘어났다. 지난 1981년 3분카레, 3분 짜장으로 레토르트 식품 시장에 첫 발을 딛은 '개척자'인 만큼 HMR 시장에 대한 오뚜기의 자신감은 남다르다.
◆ 고PER 정당화할 성장 구도는?
연초 이후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거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현재 오뚜기의 PER은 34배 수준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고퍼의 영역에 진입한 다른 섹터의 종목들과 달리 오뚜기를 포함한 식품 관련주들의 주가는 실질적 성장성을 담보로 하는 만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8월 현재 기준 오뚜기를 보유하고 있는 펀드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연금자(5.35%) 삼성밸류코어1(3.78%) 프랭클린중소형(2.41%) 미래에셋인디펜던스2(2.06%) 트러스톤제갈공명(1.96%) 등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 매니저는 "3분기 실적은 물론 오뚜기가 올해 전체 기준으로도 두자리수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마요네즈 시장을 비롯해 소스 분야에서 절대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꾸준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상승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펀드 매니저는 "특히 오뚜기의 마케팅 전략이 라면시장에서 점유율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경쟁사 대비 확실한 가격 경쟁력과 마케팅 전략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판매 성장을 거두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오뚜기의 성장성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100만원대가 넘어가게 되면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커지게 되는데 추가 상승시에는 아모레퍼시픽 등 앞선 사례처럼 액면분할을 통해 투자층을 확대함으로써 추가 상승 여력을 유지해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지류를 제외한 오뚜기 전 사업부문에서 매출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와 내년 오뚜기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8.6%, 13.3% 가량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조용선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HMR 카테고리의 다각화에 따른 경쟁심화 양상에서 차별화된 전략 방향성이 부족해 추가 리레이팅 근거는 불충분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뚜기는 라면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1인가구 증가에 따른 관련 제품군 출시,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화두로 성장 전략을 구축 중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캠핑 문화 확산 등 사회적 흐름이나 소비자가 찾는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하고 기존 제품들 역시 정체되지 않도록 품질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며 "현재 러시아(연간 400억원 규모)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에도 지속적으로 집중해나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