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 타이젠 OS 활용할 앱 생태계 미흡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전자가 이번에도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을 국내에 출시하지 않았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탈 구글(안드로이드)’를 꾀하며 독자 개발한 OS(운영체제 소프트웨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제품 스마트폰 'Z3'를 오는 21일부터 인도에서 판매 개시한다. 이 제품은 전작인 Z1에 이어 삼성전자의 독자 개발 OS인 ‘타이젠’으로 동작한다.
Z3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편의성을 확인하는 등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시 전부터 ‘이재용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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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Z3 블랙 전면 <사진=삼성전자> |
자연스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타이젠 OS 기반의 스마트폰을 국내에 출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Z1에 이어 Z3의 출시 국가에서도 한국은 빠졌다.
삼성전자는 Z1을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3개국에 출시했고 Z3에 대해서는 Z1 출시국가 및 독일, 프랑스, 러시아, 영국 등 유럽과 중동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타이젠 OS기반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 계획은 현재 없으며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 단계인 시장을 중심으로 출시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OS 기반 스마트폰을 국내 출시하지 않는 이유는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이미 양분된 시장을 비집고 들어올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IDC 조사결과 안드로이드는 전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 81.5%를, iOS는 14.8%를 차지하고 있다.
타이젠 OS는 안드로이드보다 용량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빠른 구동 속도를 추구한다. Z3에 탑재된 최신 버전(3.0)은 보안과 타 OS와의 호환성도 보강했다.
하지만 OS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같은 거대한 앱 생태계를 확보하지 못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인기 앱의 타이젠용 공식버전이 출시되는 등 생태계가 구축되고는 있으나 소비자들은 아직 타이젠폰의 국내 상륙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한 소비자는 “데스크톱 PC 시장에서 전 세계를 장악했던 윈도우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나 iOS에 밀려 채택되지 못했던 이유는 결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측도 타이젠 OS의 시장성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스마트폰에 타이젠 OS 적용을 섣불리 확대하기보다는 가전제품의 사물인터넷(IoT) 구축이나 웨어러블 액세서리 등 보조기기 중심으로 저변을 깔아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타이젠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보다 앞서 탈 구글을 시도했다 실패한 노키아의 경우 앱 생태계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체 운영체제인 ‘심비안’을 고집했고 OS 소스 공개에 소극적인 정책으로 결국 실패,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부문을 매각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기어 S2에 타이젠 OS를 적용하는 등 웨어러블 액세서리 작년 초부터 적용을 해 나가고 있다”며 “웨어러블이 스마트폰과 연동되긴 하지만 성격이 다른 시장”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