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내년에도 전세 가격 상승에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세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국내 총수요 부진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은 수준이 지속되는 반면, 전세 가격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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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현대경제연구원> |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지만 전세 가격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공급, 수요와 가격 측면에서 최근 전세 시장의 특징을 짚어봤다.
우선 공급 측면의 특징을 보면 공급 감소는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 월세 등 현금 수입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가구 중 월세 등 임대소득이 있는 가구는 2010년 131만 가구에서 2014년에는 136만 가구로 약 5만 가구 증가한 가운데, 특히 50대 이상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2010년 98만 가구에서 2014년 108만 가구로 빠르게 증가했다. 그 비중도 전체 임대소득 가구의 80%에 달했다. 그 외 저금리로 임대인들의 전세→월세 선호 현상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요 측면의 특징은 부동산 가격의 불확실성 등으로 임차가구의 주택 구매 기피 현상이 확대되면서 임대(전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요자 입장에서 월세로 인한 현금 지출 부담으로 전세 거주를 선호하는 현상도 심화됐다.
더불어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 확대로 이주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까지 서울시 재건축 계획에 따른 이주수요는 약 1만6000호에 달하며 보고서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전세 공급은 지속 감소하는 반면, 수요는 크게 증가하면서 전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전국 평균 전세 실거래가격은 2013년 1월 1억 2900만원에서 2015년 9월 1억5900만원으로 3000만원 크게 올랐다.
또한 전세 가격 종합지수도 동기간 14.2p(99.3p→113.5p) 대폭 상승했다. 특히 2015년 9월 서울의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은 3억5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선임연구원은 "최근 3년째 지속 중인(2013년 8월~2015년 9월) 전세난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3년 간 평균 전세 가격 상승률(기간평균)은 5%의 높은 수준이 지속되는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원지수×2)은 평균 2%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전세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전세 공급 확대 및 수요 완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우선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중산층의 전세난 해소를 위해 뉴스테이 등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올해 시작된 뉴스테이가 당장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공급이 확대될 경우 중산층의 전월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시차를 두고 실시함으로써 이주 수요를 조절해야 하며 월세 등 임대차제도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주택임대차 시장은 전세에서 월세, 준전세 등 혼합형으로 전환됨에 따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따라서 전월세전환율을 현행 6%에서 5% 수준으로 낮추거나 법적 실효성을 높이는 등의 정책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