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석유업체 주식 매수를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돼 주목된다.
시장의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중국 석유업체의 성장은 산업이 아닌 소비가 주도한다는 판단이 이런 견해의 배경이다.
1일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중국해양석유총공사(0883.HK)와 중국석유화공고분유한공사(시노펙)의 A주(600028.CN) 및 H주(0386.HK),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페트로차이나, 0857.HK)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로 높였다.
최근 국제유가는 중국발 수요 감소 전망에 연일 하락세다. 중국 공업기업 총 이윤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따른 우려다.
지난달 28일 중국 통계국은 중국 공업기업의 8월 총 이윤이 4481억1000만위안으로 직전월 대비 8.8% 줄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과 비교해 낙폭이 5.9%나 커진 것으로 통계 발표가 시작된 2011년 10월 이후 최대 폭의 감소다. 수익 감소 배경에는 석유 산업의 이익이 줄어든 점도 꼽혔다.
통계국에 의하면 원유와 가스산업 수익은 같은 기간 67.3%나 축소됐다. 이 같은 악재를 포함해 전반적인 중국 수요 감소 우려에 국제유가는 올해 3분기 25% 떨어졌다.
하지만 제프리스는 이 같은 시장의 반응은 중국 석유업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벤치마크 유가 북해산 브렌트유가 지난 1년간 절반 가량 폭락하며 석유기업의 수익에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업계가 산업재보다 소비재 주도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수익 감소가 곧바로 석유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제프리스는 "석유 수요 다수가 산업재이고 경제가 리밸런싱을 거치던 지난 2012~2014년간 중국 석유 수요는 둔화됐다"며, 하지만 "이후 중국이 부를 축적하면서 석유는 소비재로 자리잡았다. 최근 수요 둔화는 헤드페이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헤드페이크란 어느 한쪽으로 움직이다가 나중에 정반대 방향으로 끝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까지 경제 리밸런싱에 수요가 둔화됐지만 곧 소비재 수요가 확대되며 석유가격이 빠르게 뛸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시장이 사용하는 지표는 중국 석유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원유 수입은 변동성이 심하고 석유 관련 제품 수출은 매우 적은 규모에 그칠 뿐더러, 자동차 판매와 산업 경제지표는 소비재 주도의 석유 수요와 큰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통계국이 발표하는 정제 처리량과 순제품 수입 그리고 관영 신화통신에서 발행하는 격주간지 차이나OGP의 재고 변화 추이가 중국 내 석유 최종 수요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제프리스는 '산업지표 악화가 수요감소로 이어지고 중국 석유업체가 산업 사이클에 따라간다'는 시장의 오류를 이유로 중국 석유업체 목표주가와 향후 전망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소비재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현재 중국해양석유총공사와 시노펙 주가는 매우 저렴한 수준에 있어 매수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중국석유화공고분유한공사,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 연초 대비 주가 추이 <출처=구글 파이낸스> |
제프리스는 중국석유해양총공사 주가는 내년과 내후년 기업가치/현금흐름(EV/DACF) 대비 2.8배, 2.5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노펙은 EV/DACF 대비 4.5배, 3.9배에 거래되고 있다. 동종 에너지 개발 업계가 평균 6배에 거래되고 있는 것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이에 중국해양석유총공사 목표주가를 9.75홍콩달러, 시노펙 A·H주 목표주가를 각각 4.48홍콩달러와 5.40위안으로 제시했다. 시노펙과 합병 가능성이 높은 페트로차이나에 대한 투자의견 역시 매수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는 9.50홍콩달러로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