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르포] 전통시장도 '블프?'…4일 돈암시장은 적막감마저 돌았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전통시장 200곳 참여? 시장상인 아무도 몰라

[뉴스핌=한태희 기자]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가계 안주인들이 파를 다듬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감과 방울 토마토, 바나나, 귤을 파는 경흥청과 안주인이 파와 시금치, 미나리, 배추 등 푸성귀를 파는 안성상회 안주인을 돕고 있다.

바깥사람 타박부터 시작해 저녁에 뭐 해먹을지 같은 소소한 얘기가 이어졌다. 파 다듬기를 마친 둘은 미나리를 집었다. 김장김치를 언제 담글지 또 큰 아들네와 작은 아들네에 김치를 얼마나 줄지를 고민하는 얘기가 미나리 다듬는 내내 끊이질 않았다.

40분간 미나리를 찾는 사람도, 방울 토마토가 얼마냐고 묻는 이도 없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는 '블랙프라이데이'로 손님이 붐비는 주말 저녁, 경흥청과와 안성상회가 위치한 서울 돈암시장은 고요함이 가득했다.

정부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맞춰 전국 200개 전통시장도 참여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4일 오후 찾은 서울 돈암시장은 조용하기만 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사람이 쏠렸던 탓인지 찬거리를 사러 전통시장을 찾은 주부는 드물었다. 평일 저녁만도 못했다. "보면 알겠지만 사람이 없어. 추석 앞두고 장 보러 온 사람이 많았는데 다 사라졌어." 돈암시장에서 10년 넘게 간장·물엿·새우젓·미역 등을 파는 공주상회 김 모 할머니의 말이다.
 

서울 성북구 돈암시장에 붙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알림 현수막 / <사진=한태희 기자>

공주상회 옆에 나란히 붙어 있는 두꺼비건강원·돈암김치·정육점은 죄다 문을 닫았다. 평소 일요일 같으면 오전에 교회를 갔다 온 주인이 느즈막한 점심 문을 여는 곳들이다.

하지만 블랙프라이데이가 진행되는 걸 몰랐는지 이날 오후 상인회 친목 도모 체육대회가 열렸다. 대목이면 대목이라 할 수 있는데도 상인들 절반은 가게를 비웠다. 남편을 체육대회에 보낸 김 할머니는 홀로 가게를 지켰다.

"블랙프라이데이? 그런 거 몰라. 상인회에서 뭐 하나 주면서 추첨도 했는데 그거 말하는 거야? 저기 저거." 김 할머니가 손으로 가리킨 것은 상가 한 귀퉁이에 붙어 있는 개인 책상 크기의 현수막이다. 현수막엔 '세일행사 참여점포'이 적혀 있다.

'추석맞이 그랜드세일'을 위해 상인회가 붙이고 간 현수막이다. 지난 9월 초 붙인 조그만 현수막은 추석이 끝난 지금도 걸려있다.  
서울 성북구 돈암시장 한 상가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현수막 대신 '추석맞이 그랜드세일' 행사 현수막이 한달 넘게 붙어있다. / <사진=한태희 기자>


돈암시장 입구에도 큰 현수막이 붙어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알리는 현수막이다. 매일 보는 현수막일테지만 정체를 아는 상인은 없었다. 손으로 현수막을 가리켜도 고개를 저었다. 돈암시장이 정부가 내놓은 200개 전통시장 참여 목록에 있다고 설명해도 '뭔 소리하냐'는 눈초리를 보냈다. 세일은 백화점에나 가서 찾지 왜 여기서 묻냐는 핀잔을 줬다.

앞으로 열흘. 정부가 추진한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오는 14일 끝난다. 열흘 동안 큰 반전이 있으리라 기대하는 상인은 아무도 없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사진
이노스페이스, '한빛-나노' 23일 발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첫 상업발사체 '한빛-나노'의 발사를 한국시간 오는 23일 오전 3시 45분에 재시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20일 발사를 앞두고 추진제 충전 과정에서 2단 액체 메탄 탱크 배출 밸브의 간헐적 미작동을 확인하고 발사를 중단했다. 해당 밸브는 발사체 상단부 압력 제어를 담당하는 부품으로, 작동 불량 시 탱크 파열 가능성이 있어 안전을 고려해 예방적으로 발사를 중단했다. 이노스페이스 '한빛-나노' 발사체 전경 [사진=이노스페이스] 2025.12.21 biggerthanseoul@newspim.com 이후 점검 결과 배출 밸브 외 추가 이상은 없었으며, 예비품으로 교체가 가능한 상태다. 발사 일정은 브라질 공군과의 협의를 거쳐 발사 윈도우 마지막 날인 12월 22일(브라질 시간) 오후 3시 45분으로 확정됐다. 다만 당일 비 예보가 있어 기상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발사로 고객 위성 5기를 고도 300km, 경사각 40도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고, 비 분리 실험용 탑재체 3기에 대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수종 대표는 "발사체 개발과 발사 운용은 고난도 기술 영역인 만큼 남은 시간 면밀히 점검해 안전하고 성공적인 발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12-21 17: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