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탄탄'+외자 유입 '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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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이 잔뜩 낀 가운데 유일하게 서광이 비추는 곳이 몇몇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견조한 국내총생산(GDP) 및 기업실적 성장세, 발 빠른 구조개혁,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등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베트남 VN지수는 올 들어 3.5% 올라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 가장 양호한 성적을 거뒀으며, 같은 기간 25%가 급락한 MSCI 동남아지수와도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여름 글로벌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연중 하락세로 돌아선 중국 증시를 비롯해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신흥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곳이 베트남이다.
지난 8월 9% 하락한 뒤 9월 들어서 보합 수준을 기록 중인 VN지수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2.5배로, MSCI 동남아지수의 14.3배보다 낮아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인 수준이다.
지난 29일 공개된 블룸버그 서베이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올 연말까지 VN지수가 622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종가 대비 10% 정도 상승한 수준이다.
호치민씨티증권의 피아츠라 마카나 리서치 헤드는 "베트남은 거시경제 전망이 밝고 밸류에이션도 상당히 저렴한 편이어서 낙관적 증시 전망을 견지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VN지수가 연말까지 65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가 예상대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넘쳐나는 호재…전망 '장밋빛'
<출처=아시아개발은행 전망 보고서(2015년9월)> |
올 상반기 베트남 GDP 성장률은 6.3%로 작년 같은 기간 5.2% 성장률에 비해 강화됐고 하반기에도 늘어나는 민간소비, 수출주도 제조업 및 외국인 투자 등을 바탕으로 강력한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아시아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베트남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6.5%로 종전 전망치 6.1%보다 높게 제시했다. 지난 2013년 5.4%, 지난해 6%였던 베트남의 연간 성장률은 점차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베트남이 수혜를 보고 있으며 인건비가 마찬가지로 낮은 방글라데시나 캄보디아 등 여타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베트남이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여건도 양호하다. 2011년만 하더라도 18.7%에 달했던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이달에는 제로수준까지 낮아졌으며 베트남 통계청은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1% 밑으로 내려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가 압력이 줄면서 내수와 기업 생산이 모두 늘고 있다.
베트남 통화 가치가 올 들어 달러 대비 5% 정도 빠졌지만 다른 신흥국 통화들에 비해 선전하는 점도 매력적인 투자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외환위기 당시만 하더라도 자유낙하하던 베트남 동은 이제는 가장 안정적인 신흥국 통화로 꼽힐 정도다.
아세안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공동대표 데이빗 로우즈는 "말레이시아 링깃이나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비교해 동은 고요한 오아시스와 같다"며 "GDP와 기업 실적 성장세도 가속화하고 있으며 강력한 투자와 경쟁력 있는 노동시장은 수출 성장세도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 8월 올 들어 세 번째로 기준동화환율(reference rate)을 낮추고 동에 대한 거래밴드를 확대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올 1월부터 9월까지 베트남 수출은 전년 대비 9.6%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 적극적인 정부+몰려드는 외자
<출처=블룸버그> |
베트남정부는 올 9월부터 증시에서 기존 49%였던 외국인 투자지분 한도를 없앴는데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지수 상승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한국, 대만의 제조 대기업들이 중국서 베트남으로 거점을 옮기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2013년 89억달러 수준이었던 FDI는 작년에는 100억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120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베트남 증시 매입도 지속하고 있는데 올 1월부터 9월까지 이들이 사들인 주식은 약 1억7430만달러로 같은 기간 태국에서 29억달러가 빠져나가고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도 각각 8억5700만달러와 8억5000만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 흐름을 보였다.
비엣 캐피탈 증권 대표 미셸 토스토는 "베트남이 높은 GDP 성장률과 낮은 밸류에이션, 비교적 안정적인 통화여건 덕분에 역내 투자유망지로 뜨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금을 끌어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