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단말기, 점원 아닌 고객 쪽 향해..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유리
[뉴스핌=김선엽 기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누적 결제액 350억원을 넘어섰다. 매일 2만명 이상이 신규로 등록하고 있다.
회원수에서 비교가 안 된다는 이유로 삼성페이를 경쟁사로 보지 않던 다른 '○○페이' 업체들도 일제히 긴장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주요국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내놓고 글로벌 모바일 결제 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결제 문화를 고려할 때 한국보다 미국에서 삼성페이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도 관측된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서비스 개시 이후 한 달 동안 삼성페이를 통한 결제 건수는 150만건이다. 결제금액은 351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6 시리즈와 갤럭시노트5에서만 삼성페이 이용이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숫자다. 인터넷에서도 각 종 블로그와 게시판을 통해 삼성페이 후기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점원이 안 될꺼라고 말하는 순간 결제가 끝나면서 영수증이 튀어 나왔다", "정말 동네 슈퍼에서도 된다. 지갑 안 갖고 될 것 같다", "젊은 점원들은 삼성페이네요라며 먼저 아는 척을 해 온다" 등 신기함을 전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삼성페이의 흥행 요인으로 범용성을 꼽는다. 기존 상점이 보유하고 있는 긁는 방식의 마그네틱 신용카드(MTS) 결제기로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별도로 단말기를 설치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다.
MTS 기기에서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삼성페이가 유일하다. 지난 2월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한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의 루프페이 기술은 스마트폰을 결제기에 거의 밀착시켜야 작동이 되는 수준이었는데 삼성전자가 인수 후에 연구 개발을 통해 결제 가능 거리를 상당히 늘렸다"고 설명했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루프페이) 비교 <출처=루프페이 웹사이트> |
삼성페이는 오는 28일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과 영국, 스페인 등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인데 해외에서도 돌풍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루프페이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현재 미국 소매업체의 5% 미만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반면 루프페이는 90% 가량의 업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또 애플페이가 90개 가량의 카드사만 지원하는데 반해 루프페이는 신용카드와 포인트카드 등 1만개 이상의 카드를 지원한다.
한국과 다른 해외의 결제 문화도 삼성페이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상 결제 단말기의 카드 긁는 부분이 점원 쪽으로 향해 있어 삼성페이로 결제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점원에게 건네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점원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자신의 신용카드를 긁기 때문에 단말기도 고객 쪽을 향해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고객이 점원에게 스마트폰을 건넬 필요 없이 직접 결제가 가능하다.
박재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모바일 커머스팀 상무는 "우리나라는 매장 점원이 손님에게 카드를 받아 긁는데 이는 외국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라며 "외국은 고객이 직접 자기 카드를 긁고 결제한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는 신용카그 결제시 서명을 하는 사인패드를 통해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상무는 "소비자의 눈 앞에 놓인 사인패드에서도 삼성페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여러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