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권지수 PER 12.8배…혼하이·이노룩스 등 대형 기술업체 '주목'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 악재로 타격을 입은 아시아 주식시장 중에서 대만(타이완) 증시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자랑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2일 BNP파리바 등에 의하면 대만 증시의 가권지수는 지난 8월 말 이후 8.2% 가량 반등했지만 주가수익배율(PER)이 여전히 12.8배로 여전히 저렴한 편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기 적합한 시장으로 추천된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시장 불안을 지목하며 금리 동결에 나선 뒤 대만 가권지수는 1.6%가 떨어졌다.
중국의 경기 둔화의 불똥이 대만으로 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혼하이정밀(종목코드:2317), 이노룩스(3481), 미디어텍(2454) 등 대형 기술업체들이 약세를 주도하며 일본과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가권지수 연초 이후 추이 <출처=야후> |
하지만 대만이 중국 악재의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대만 달러의 경우 올 들어 낙폭은 2.8%에 그쳐 홍콩, 일본, 중국 다음으로 선전하고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지난 몇 주에 걸쳐 해외 투자자들이 조용히 대만 증시를 계속해서 매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이들이 대만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145억달러 정도(약 17조2622억원)를 정리하는 동안 대만 증시는 6억4700만달러 가량 매수에 나섰다는 점이다.
주택 및 수출시장 부진으로 대만의 올해 경제 성장률과 대만 달러 전망이 모두 취약한 수준이긴 하지만 대만 달러 약세의 경우 주변국에 비해 양호한 편일 것으로 기대되며, 대만달러 약세는 오히려 수출 기업 실적 개선에 기여해 증시에는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 정부가 예산 적자를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해외 차입이 적은 수준이며, 경제 규모에 비해 경상수지 흑자 폭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 편이어서 대만 달러 약세로 인한 자금유출 우려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중국 수요 부진으로 대만 수출도 주춤할 수 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는 중국 의존도가 적은 편이어서 중국발 디플레 우려에 덜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BNP파리바 주식 전략가 마니시 레이쇼드리는 연준의 지난 세 번의 금리 인상 사이클 모두 대만이 한국, 인도와 더불어 양호한 성적을 기록한 아시아 3개국에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증시에서도 저유가 수혜가 기대되고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들을 선호한다며 반도체업체 ASE(2311), 정유사인 포르모사 케미컬 앤 파이버(1326), 후본파이낸셜(2881), 혼하이, 이노룩스, 컴팔 일렉트로닉스(2324) 등이 매력적이라고 추천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