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부전선’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설경구(왼쪽)와 여진구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서부전선’은 천성일 감독 특유의 웃음 코드에 휴머니티를 입힌 작품이다. ‘전쟁’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긍정적인 의미로)결코 무겁거나 비장하지는 않다. 영화는 분단국가의 국민만이 느낄 수 있는 슬픔과 비애를 너무 무겁지 않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코미디라고 단정 짓기도 모호하다. 배꼽을 빠지게 할만한 큰 한방이 없기 때문. 이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부분인데, 쉽기 설명해 천성일 감독이 각본을 맡았던 ‘해적:바다로 간 산적’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하다. 천 감독은 이번에도 큰 한방 대신 허를 찌르는 대사들과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곳곳에 배치해 웃음을 안긴다. 인정하기 싫지만, 어느 순간 낄낄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 그게 천성일 감독 특유의 유머 코드이자 이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물론 첫 연출이다 보니 중간중간 아쉬운 점도 보인다. 특히 코믹과 드라마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장르가 급변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가장 아쉽다. 엔딩의 시작이 너무도 명확하다는 점 역시 결코 장점은 아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런 구멍(?)들은 배우들이 촘촘히 메웠다. 설경구와 여진구는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는 물론, 예상을 뛰어넘는 케미스트리로 쉴 새 없이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다소 과하거나 억지스러운 설정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오는 것도 두 사람의 연기 덕이다.
영화 ‘서부전선’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여진구(왼쪽)와 설경구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