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 자본 유출입 등 변화 기류 두드러져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경제 구조가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교역부터 자금 유출입까지 전통적인 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커다란 반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위안화[출처=블룸버그통신] |
먼저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연초 이후 8월 말까지 중국의 대미 수출은 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무역이 1.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은 캐나다를 제치고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부상할 전망이다.
자본 유출입에도 변화의 기류가 뚜렷하다. 지난 7월 말 기준 12개월 사이 중국은 6100억달러의 자금 유출을 나타냈다.
이는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이탈로, 2014년 7월 말 기준 12개월 사이 2240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든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이와 관련,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돌러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베팅이 급감한 만큼 중국은 앞으로 상당 기간 자본 수출국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중국이 자금 블랙홀로 통했던 사실을 감안할 때 최근 상황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최근 증시 부양책이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책 신뢰도에 크게 흠집을 낸 데 따라 자금 썰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변동성 역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서프라이즈’로 꼽힌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주가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시장 원리와 어긋나는 고강도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주가가 급락을 멈추지 않자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주요 지수는 뉴욕증시보다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변화가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1조2700억달러에 이르며, 여전히 최대 해외 채권국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중국은 미국 국채를 완만한 속도로 매도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한 전체 해외 국채 가운데 미국 국채의 비중은 20.6%로, 지난 2011년 28.2%에서 크게 감소했다.
지난 8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약 940억달러 줄어들었다. 지난 7월 430억달러 줄어든 데 이어 감소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위안화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한 것으로, 당분간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더 이상 고성장 신흥국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실제 성장률이 4%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치인 7% 선에서 크게 뒤쳐지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