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발주 전년 比 69% 증가한 18조..중동, 유가하락과 정세불안에 급감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격전지가 중동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중동지역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발주가 급감한 반면 아시아는 인프라 개발로 신규 사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경제 위축에 따라 전체 발주금액은 감소해 연간 해외수주 목표액인 700억달러(82조원) 돌파는 어려울 전망이다.
11일 건설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이하 1~8월) 아시아지역 건설 발주액은 총 150억8500만달러(한화 약 18조1000억원)로 전년동기(88억9500만달러, 10조7000억원) 대비 69% 증가했다. 중동, 중남미 등을 제치고 최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아시아지역 중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의 발주액이 가장 많았다. 대형 플랜트 공사가 잇따라 발주돼서다. 올해 굵직한 사업은 국영석유공사의 정유공장 현대화사업(8억8000만달러, 1조원), GTL 플랜트(35억2000만달러, 4조1000억원) 등이다. 이들 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했다.
이어 베트남(37억달러, 4조3700억원), 싱가포르(15억6600만달러, 1조8500억원), 중국 11억7000만달러, 1조3800억원), 동티모르(7억3800만달러, 8700억원), 카자흐스탄(5억2500만달러, 6000억원) 등의 순이다.
반면 그동안 최대 해외건설 시장으로 평가되던 중동은 발주가 급감했다. 발주액은 총 117억3400만달러(13조8800억원)으로 전년동기(259억4900만달러)대비 54% 줄었다. 연도별로 비교하면 역대 최저수준이자 발주가 많았던 2010년(1~8월)과 비교하면 69% 감소한 것이다.
쿠웨이트가 발주액 45억5300만달러(5조3800억원)로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알제리, 이집트 등의 순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지역은 국제유가 하락과 정세 불안 등으로 발주가 대거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공사가 많다”며 “아시아는 인프라 개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발주액 규모로는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발주 및 수주액이 줄어 올해 계획했던 해외수주의 목표액 달성은 어려울 공산이 크다. 올해 누적 수주액은 총 330억달러(39조원)에 머물러 있다. 이는 전년동기(447억2000만달러, 52조9000어구언) 대비 26% 감소한 금액. 2011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했던 수주 규모가 4년 만에 하락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수주가 일반적으로 하반기에 많이 이뤄지지만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렵고 글로벌 경제도 불확실성이 커 올해 600억달러 해외수주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