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 대출 확대로 생산성 증가
[뉴스핌=한기진 기자] 초저금리의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은행권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대형은행 중 처음으로 올해 1인당 생산성(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전체 직원 수)이 2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1인당 생산성에서 거의 모든 은행이 증가했다. 증가율로 순으로 보면 6월 말 기준 NH농협은행은 6400만원을 벌어 지난해 같은 기간(4600만원)보다 39%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8200만원을 벌어 지난해 같은 기간(6400만원)보다 28% 늘었다. 신한은행은 1인당 생산성이 지난해 상반기 9700만원보다 3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찍었고 이 같은 추세면 올해 2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IBK기업은행도 1억1900만원으로 지난해 1억1000만원에 비해 소폭 늘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증가 없이 각각 6000만원, 1억1000만원을 유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우선 은행권 인력과 비용을 줄인데 반해 영업이익은 늘어서 생긴 결과다.
평균 직원 수(정규직, 무기계약직 포함)를 보면 신한은행은 상반기 1만356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607명보다 39명 줄었고, 농협은행도 1만3818명으로 34명, 국민은행도 2만0862명으로 92명, 하나은행은 8931명으로 126명 감소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1만4791명으로 43명, 대구은행은 2951명으로 37명, 기업은행은 1만1803명으로 196명 증가했다.
생산성이 향상은 은행권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며, 은행권 전체 상반기 총자산이익률(ROA) 0.42%, 자기자본순이익률(ROE) 5.43%로, 2014년의 ROA 0.31%, ROE 4.05%보다 개선됐다.
그러나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선진국 은행보다는 여전히 미흡해 생산성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떨어졌다. 미국 상업은행의 2014년 ROA와 ROE는 각각 1.00%, 8.97%로 국내 은행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 때문에 비교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분류되는 은행원의 연봉이 적정하냐는 논란을 부른다.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KB국민은행 6300만원, 신한은행 8400만원, 우리은행 7700만원, 하나은행(외환은행과 통합 전) 7300만원이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와 은행원 평균 연봉을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1인당 GDP가 2만8486달러인데 은행원 평균 연봉은 5만7941달러로 두 배가량 많다. 반면 미국은 1인당 GDP가 5만4412달러로 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5만4760달러로 1인당 GDP 수준에서 은행원 연봉이 결정된다. 즉 미국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은행원은 1인당 GDP 대비 200% 높은 연봉을 받는 셈이다. 일본, 대만, 호주 등도 1인당 GDP 대비 은행원의 연봉 수준은 각각 146%, 134%, 115%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모 부행장은 “이자마진에 의존하는 영업구조 탓에 일반 은행직원들이 치열한 영업경쟁 환경 속에서 과도한 근로시간 동안 일해도 생산성이나 수익성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최근 몇 해 동안 기업부실로 한번에 수 천억원씩 손실을 보는데, 직원 수 천명이 일해야 버는 수익과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