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증시의 랠리에 힘입어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가 장 후반 탄력을 잃었다. 뒷심 부족으로 장중 내림세로 반전한 뉴욕증시는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확대했다.
애플이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지만 주가 반응은 시큰둥했고, 유가가 4% 가까이 내린 데 따라 관련 종목도 약세를 나타냈다.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39.11포인트(1.45%) 내린 1만6253.57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27.37포인트(1.39%) 떨어진 1942.0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55.40포인트(1.15%) 하락한 4756.53에 거래됐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셰브런과 엑손 모빌이 2% 내외로 떨어지는 등 에너지 섹터가 가파르게 떨어지며 전반적인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애플이 신제품 발표에도 투자자들의 반향을 얻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도 주가 하락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애플은 장 초반 1% 이내로 완만하게 올랐으나 신제품을 공개하는 과정에 하락 반전, 낙폭을 장중 2%까지 확대했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이 이날 증시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며 “애플 이벤트가 주가 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도 증시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장 초반 200포인트 가까이 뛴 다우존스 지수가 장 후반 200포인트를 훌쩍 넘는 내림세로 반전, 주가 등락이 400포인트를 넘어선 셈이다.
최근 지그재그를 연출하는 주가 널뛰기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목격하지 못했던 수준에 달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의 주식 매입 열기가 크게 꺾였다”며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를 직시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움직임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지표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7월 구인 건수가 575만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번졌다는 설명이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구인 건수는 미국 고용이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며 “이 때문에 연준이 이번달 회의에서 긴축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반스 앤 노블스가 28% 가까이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손실이 확대된 데다 이익 전망도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팔자’가 쏟아졌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는 4% 가까이 급락, 배럴당 44.15달러에 거래됐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오른 2.19%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