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사굴기' 선보이며 인민해방군 30만명 감축 선언
[뉴스핌=이영태 기자]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이번 방중의 하이라이트인 전승절 기념대회에 참석해 열병식을 참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자금성 망루에서 전승절 행사를 보며 박수치고 있다.<사진=뉴시스> |
노란색 재킷을 입고 톈안먼(天安門) 광장에 들어선 박 대통령은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가 시작되기 전 영접에 나선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사진촬영을 한 뒤 참석 정상 및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단체 기념촬영에서는 박 대통령이 펑 여사의 왼쪽에 섰고, 시 주석의 오른 쪽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었다.
이어 시 주석, 푸틴 대통령 등과 함께 앞장서서 톈안먼 성루에 오른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편에 앉아 열병식을 지켜봤다.
좌석 순서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박 대통령 순이었다. 이어 박 대통령의 3번째 오른쪽에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내외가 앉았으며 시 주석 왼편에는 중국 측 고위급 인사들이 자리했다.
기념대회는 오전 10시 중국 56개 민족을 의미하는 예포 56발이 발사되면서 시작됐으며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의 오성홍기 게양 선언에 이어 10여 분간 시 주석의 기념사 순으로 진행됐다.
◆ 시진핑 "인민해방군 30만명 감축"
시 주석은 기념사에서 "인민해방군은 조국의 안보와 인민의 평화로운 생활이라는 신성한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띠고 있다"며 중국 인민해방군 병력 30만명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쟁은 거울과 같아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면서 현재 시대의 흐름은 평화와 발전'이라며 '하지만 세계는 평화롭지 않고 전쟁의 '다모클레스의 칼'이 인류의 머리에 드리워져 있다면서 역사를 거울로 삼아 결연히 평화를 유지보호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아울러 '중국은 결연히 평화발전의 길을 갈 것이며 중화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면서 '어떤 길을 가더라도 영원히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고 확장을 꾀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겪은 전쟁의 비극을 다른 민족에게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처음은 누구나 노력하지만 끝까지 계속하는 사람은 적다'는 의미의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대를 이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양주에서 1억명에 달하는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이중 중국인은 3500만명, 소련은 2700만명이 숨졌다'며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당시 인류의 자유, 정의, 평화를 위해 희생한 영령과 무고하게 도살된 희생자들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을 마친 시 주석은 중국산 승용차 '훙치(紅旗)'를 개조한 차량을 타고 군대를 사열했다.
사열이 이어지는 동안 박 대통령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이를 지켜보는 광경도 눈에 띄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 쪽에서 차양이 없고 햇볕이 강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라고 안내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전승절 행사의 핵심 이벤트인 열병식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의 병력과 군사 장비를 과시했다. 시 주석의 연설로 시작해 70여 분간 진행된 열병식을 통해 '군사굴기(軍事崛起·군사적으로 우뚝 섬)'의 면모를 대내외에 선보였다.
이날 열병식에는 러시아·멕시코·쿠바·몽골·카자흐스탄·파키스탄·벨라루스 등 11개국이 사열부대를, 아프가니스탄·캄보디아·베네수엘라 등 6개국이 군 대표단을 파견했다. 한국은 프랑스·베트남·태국 등과 함께 군 참관단을 파견했다.
중국 군은 이날 27개 장비부대를 통해 미사일, 탱크, 전차, 대포 등 40여 종과 500여 개의 무기·장비를 선보였다. 이 무기들은 모두 중국산으로 84%가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것이었다. 중국 주력 전투기인 젠(殲)-10과, 젠-10A, 젠-11, 젠-15, 공중조기경보기 쿵징(空警)-200, 무장헬기 즈(直)-9, 즈-8 등도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전승절 기념대회에 이어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시 주석 초청 오찬 리셉션에 참석한 뒤 이날 오후 두 번째 방문지인 상하이로 이동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