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가 폭락 직전 강세장 베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증시 향방에 대한 월가의 백만장자들의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달 주가 폭락에 앞서 고액 자산가들이 경제 펀더멘털과 주식시장의 강한 반등에 적극 베팅한 것으로 나타난 것.
이번 글로벌 증시 혼란기에 백만장자들은 마켓타이밍에 남다른 통찰력을 보이지 못한 셈이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뿐만 아니라 이들 고액 자산가의 8월 투자 신뢰도가 11개월래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코 앞에 닥친 주가 급락 리스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다만 백만장자들은 해외 증시의 약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달 14~20일 사이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 가운데 37%가 경제 전망을 가장 크게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해외 문제를 꼽았다.
특히 그리스의 부채 위기 문제가 경제 펀더멘털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가장 심각하게 해치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정치적인 여건이 백만장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두 번째 요인으로 꼽혔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음 악재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주식시장 향방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응답자 가운데 주식시장에 투자할 계획을 가진 백만장자의 비중이 약 2년래 최고치에 달했다. 또 뮤추얼 펀드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답한 자산가들도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앞으로 수개월 동안 증시 주변에서 관망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답한 백만장자의 수는 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백만장자들이 증시 조정이 단기 현상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거나 시장 패닉에 말 그대로 허를 찔렸다는 얘기다.
스펙트럼 그룹의 조지 월퍼 대표는 “주식시장의 향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투자자는 아무도 없다”며 “고액 자산가들은 뉴스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정보에 주의를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번의 경우 중국의 움직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했던 주가 폭락으로 인해 백만장자들이 당장 비관론에 무게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