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계속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양적완화 확대 시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출처=신화/뉴시스> |
유로존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5월 0.3% 오른 후 6월부터 3개월 연속 0.2%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인 2.0%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0.9% 올랐다.
지난 14일 발표된 2분기 유로존 19개 회원국의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0.3%로 시장 전문가들의 에상치인 0.4%에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연율 기준 성장률은 1.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지난 3월부터 매월 600억 유로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이 같은 양적완화 정책은 내년 9월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유로존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0.05%로 유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ECB가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양적완화(QE)를 확대하거나 연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피터 프랫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독일 만하임에서 기자들과 만나 ECB가 물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필요하면 ECB 이사회가 움직일 의지와 능력이 있음을 애매모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프랫 이코노미스트는 "QE 프로그램은 규모와 조합, 기간 면에서 충분한 유연성을 갖고 있다"며 당초 계획보다 양적완화의 규모가 커지거나 기간이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다른 ECB 정책 입안자들은 성급한 QE 확대 전망을 경계하고 있다. 베누아 퀘레 ECB 집행위원장은 이달 중순 한 독일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서 경제지표를 보고 금리를 내릴지, 올릴지 혹은 QE를 멈출지 확대할지 결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빅토르 콘스타치오 ECB 부총재도 "지난해 12월과 1월까지 유로존은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면서 "정책 채널이 지난 6월까지 상당히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3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 변경 가능성을 보고 있진 않지만, 일부에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정책 의지를 표명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퀀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유로화가 절상되고 유가가 떨어진다면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커진다"면서 "드라기 총재는 ECB가 추가 정책을 쓸 준비가 됐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