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날로 더해가는 늦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토종 공포영화 ‘퇴마:무녀굴’이 20일 관객과 만난다.
김휘 감독과 배우 천호진, 김성균 등 ‘이웃사람’ 팀과 유선, 차예련, 김혜성이 만난 ‘퇴마:무녀굴’은 귀신을 보는 정신과 의사와 그를 찾아온 낯선 여인의 이야기다.
제주 김녕사굴의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이 영화는 대를 물려 내려온 원한을 끊기 위해 귀신과 싸우는 인간의 집념에 집중했다. 우연히 의대 선배의 이메일을 열어보고 불안해하던 진명(김성균)이 제주도 무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벌이는 사투가 시종일관 객석을 서늘하게 한다.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응답하라 1994’ 등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팔색조 연기를 펼쳤던 김성균은 신작에서 몹시 진중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극과 극 연기로 매번 관객을 놀라게 했던 김성균은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무거운 톤으로 퇴마사 겸 의사 진명을 열연했다.
미술관 관장이자 귀신에게 쫓기는 여성 금주는 배우 유선이 맡았다. 기본 설정 상 감정 낙차가 큰 금주는 ‘퇴마:무녀굴’ 속 이야기의 핵심을 쥔 의문의 인물. 유선은 흑과 백으로 오가는 야누스 연기까지 도전해 관객을 놀라게 한다.
제대 이후 ‘퇴마:무녀굴’로 팬들과 만나는 김혜성은 진명을 곁에서 돕는 유능한 영매 지광을 연기했다. 차예련은 그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쌓였던 차도녀 이미지를 단숨에 깨고 특종을 노리는 방송사 열혈 PD로 변신했다.
‘이웃사람’에서 김휘 감독이 보여준 연출력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가 선사할 공포에도 관심이 갈 터다. 하지만 100% 만족감을 갖고 극장 문을 나설 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설화와 퇴마라는 꽤 매력적인 소재를 택했음에도 지나치게 진중하고 무거운 톤 탓에 공포감보다는 분위기를 찍어 누르는 압박감이 더 강하다. 특히 런닝타임 내내 거의 웃음기 없이 진지한 얼굴로 일관하는 김성균의 색다른 연기가 반갑기보단 어째 많이 낯설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사진=씨네그루 (주)다우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