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 펀드 '저가매수'…ELS 기초지수, 홍콩 H주 제외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13일 오후 6시 35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중국이 사흘째 위안화 가치를 연달아 내리면서 자산관리 시장에서도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13일 오전,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6.401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에 이어 1.11% 추가 절하한 수준이며, 이로써 위안화 가치는 최근 사흘간 4.66% 급락했다.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마음도 편치않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이번 위안화 약세의 장기화를 대비해 포트폴리오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비중을 낮추고 선진국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위안화 약세로 원화도 덩달아 약세를 기록하며 국내 주식시장 외국인의 매도세도 눈여겨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스피 조정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고객들이 대기자금을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 국내주식형 펀드 '저가매수'…ELS 기초지수, 홍콩 H주 제외
유보영 하나은행 여의도골드클럽지점 PB 부장은 "지난 이틀간 위안화 급락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자, 국내 주식형펀드로 대기자금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다"며 "코스피 2000선 아래가 들어갈 수 있는 적정 타이밍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증시가 1900선 아래로는 밀리지 않는다는 체력이 길러졌다고 본다"며 "미리 진입한 투자자들은 이번 이슈가 지나고 나면 다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인 통화배분 차원에서도 신흥국 비중을 줄이고 선진국 비중을 늘려가는 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안화 절하는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도 수반할 수밖에 없기에 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도 신흥국을 줄이는 쪽으로 개편돼야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미 보수적인 고객들은 중국 비중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줄여왔다"고 말했다.
또한 여전히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에서도 중국 시장과 상관관계가 높은 홍콩 H주를 기초자산에서 배제하고 코스피나 유럽, 미국 S&P 500 지수 위주로 편입해야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유 부장은 "최근 홍콩 H주가 계속해서 빠지면서 고객들의 불안이 커졌지만 실제로는 6개월전에 비해 5~6% 하락에 그쳐 조기상환을 실현했다"며 "주가가 출렁일 때는 아무래도 만기와 금리가 정해져있는 ELS가 편하다고 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투자자들은 쿠폰금리는 다소 낮더라도 홍콩H주를 제외하고 코스피 지수를 편입한 금리 3~4.5% 수준의 ELS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위안화 가치 3일만에 4.6%↓…단기 수익률 하락 불가피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위안화 약세로 위안화 표시 상품의 단기적인 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사안이 중장기적으로 중국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정호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장은 "최근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내 실제 거래되는 환율과 고시환율 사이의 갭(gap)을 메꾸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그만큼 중국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하지만, 7% 성장률 달성을 위한 여러 부양책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준보다 위안화 약세가 심화된다면 중국 시장의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달러당 6.8위안 수준의 급격한 약세는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보다 더 평가절하되면 외국 자금들이 이탈하는 좋지 않은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주겠지만 9월쯤 되면 다시 절상(강세)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을까 보고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위안화 표시 중국 주식·채권형 펀드에 가입한 기존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환율 변동을 감내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의 경기회복을 기다려 보라는 조언이다.
그는 "중국 단기채권형 펀드 등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충격은 피할 수 없겠지만, 환투자 목적으로 단기투자가 아닌 안정적인 수익을 보고 투자했다면 현재 섣불리 환매를 하거나 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위안화 약세에 기인한 수익률 하락 리스크가 있다"며 "다만 중기적 관점에서 중국 수출 증가로 인한 경기 안정화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 통화약세에 따른 수익률 하락은 상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