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데스자문 송상종 대표 "외국인 지분확대, 베트남 증시 큰 호재"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13일 오후 6시 48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이에라 기자] "너무 늦으면 베트남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Too late to succeed in Vietnam market)"
국내 유일 베트남 특화 자문사 피데스투자자문의 송상종(사진) 대표는 최근 이 같은 제목으로 프레젠테이션(PT)용 자료를 만들었다.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한도 100% 확대를 앞두고, 기관 투자가와 증권사 PB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에서 '투자 타이밍'이 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 송 대표가 며칠째 고민한 끝에 만든 제목이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대표 <사진제공 = 피데스투자자문> |
송 대표는 13일 뉴스핌과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은 굉장한 호재"라며 베트남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2000년 7월 베트남 호치민 거래소가 개설될 당시 외국인 투자한도를 20%로 확대했고, 2003년 20%에서 30%, 2005년 30%에서 49%로 올렸을 때 모두 베트남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던 경험이 있어서다.
송 대표는 "외국인 한도 확대에 시장이 민감한 모습을 연출한다"며 "지분 한도가 30%에서 49%로 확대됐을 때는 시장이 4배 정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수혜 업종은 증권, 보험과 수산업, 철강업 등으로 꼽았다.
◆ "환율·금융시장 안정성, 인도보다 낫다"
베트남 증시는 과거 8년간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이제부터 '대세상승장'이 시작될 것이라는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베트남 VN지수는 지난 2007년 1170.67포인트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현재 600포인트 부근에서 머무르고 있다. 올 들어서는 10% 이상 오르며 조금씩 우상향 추세다.
9월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가 시작되면, 상승 추세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대세 상승론에 힘을 실어주는 배경은 '환율'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머징 국가 가운데 가장 통화가 강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는 관측에서다.
송 대표는 "올 들어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는 28.7% 떨어지고, 한국의 원화가 6.43% 절하됐지만 베트남 동화는 2.03% 절하되는데 그쳤다"며 "한 나라의 펀더멘털, 경상수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환율이 강하다는 것은 베트남이 투자할 만한 국가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안정성도 인도나 중국보다 낫다는 평가다.
송 대표는 "베트남 실물경제의 긍정적인 측면은 인도하고 비슷한데, 금융시장 안정성은 인도나 중국보다 잘하고 있다"며 "베트남자산관리공사(VAMC)가 출범해 은행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등 은행 구조조정 조치가 그 예"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은행간 국유화를 통한 부실은행 정리 및 은행 대형화도 추진 중이다.
미국과의 관계, 베트남의 성장세, 젊은 인구구조 등도 주목한 만하다. 송 대표는 "미국이 중국과 관계 속에서 베트남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TPP도 중국을 대신하는 제조업 생산기지로서 베트남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005년 시작된 TPP(Trans-Pacific Partnership)는 환태평양 경제 협력체제이다. 모든 분야의 관세 철폐를 이루자는 다자간 자유무역체제(FTA)로 2009년부터 미국이 주도해왔다.
또한 "2012년 이후 다른 이머징 국가가 성장세 둔화에 직면했지만, 베트남은 뚜렷하게 성장세가 회복되고 있다"며 "25~49세의 인구중심 구조도 배트남 내수를 끌어가는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년 호치민사무소 설립 10년‥베트남 장기로 들고갈 시장"
피데스투자자문은 내년 7월이면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소를 연지 10년째를 맞는다. 김광혁 사무소장과 직원 1명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직원수는 김 소장을 포함해 7명이다. 한국어가 유창한 직원들도 2명이나 있다. 송대표와 현지 직원은 어느덧 '소맥 폭탄주'를 기울일 정도로 친숙해졌다. 그는 분기마다 베트남을 방문해 직원들을 독려하면서 베트남에 대한 애착을 더 키워왔다.
처음 송 대표가 베트남 진출을 계획하자, 주변인들은 반신반의했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이머징 국가에 진출하는 것에 우려도 나타냈다.
그러나 송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더 이상 국내주식으로 수익을 내는데 한계가 될 시점이 됐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중국이나 베트남 시장에 진출을 해야겠다고 맘 먹었다. 다만 시장이 방대한데다, 이미 대형사들이 진출한 중국보다는 자문사가 나가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을 대안으로 생각한 것.
송 대표는 현지 인력을 통해 구축한 피데스만의 리서치 경쟁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베트남 상장기업 6700여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35개 정도를 분석하는데, 탐방 결과와 실적 등 데이타를 분석해 상장사 마다 15~2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만드는 형태다. 현지 사무소에서 만들어진 보고서는 송 대표의 요구사항에 맞춰 수정 보완을 거쳐 완성된다.
이 같은 리서치 능력을 활용해 운용하는 베트남 사모펀드 수익률은 2013년 3월 설정 이후 현재까지 30% 이상 성과를 냈다. 벤치마크를 10%포인트 이상 웃도는 것이다.
송 대표는 "현지 인력을 늘리며 꾸준히 리서치 활동을 해온 것은 차별성"이라며 "확실한 리서치 베이스가 있기 때문에 운용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도 시장이 효율화되면서 분기나 반기 실적에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한다"며 "현지 사무소 인력들이 탐방하고, 열심히 기업분석해야 좋은 운용 성과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피데스가 자문하고 삼성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은 '아세안플러스베트남펀드'는 지난해 출시 이후 8%대의 성과를 내며 벤치마크를 3%포인트 상회했다. 이 펀드는 아세안 5개국과 베트남 주식에 각각 50%씩 투자한다. 아세안 지역은 삼성자산운용의 '아세안증권자투자신탁'이 모펀드이다. 이들의 일임 규모는 총 600억원 정도다. 9월 경에는 HDC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공모형 베트남주식형펀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송 대표는 "남들이 다 뛰어들 때는 이미 늦었다"며 "애매한 시기일 때 기회가 될 수 있다. 대세 상승장을 눈앞에 두고 베트남 시장에 장기투자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