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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수석 팀 닥터 카네이로(왼쪽)와 무리뉴 감독. |
[EPL] 무리뉴, 등 떠밀린 사과 "영원히 벤치에 앉지 말란 건 아니다"
[뉴스핌=김용석 기자] 지난 토요일 프리미어 리그 개막전 사태 이후 별 다른 의사를 표명하지 않던 무리뉴 감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무리뉴 감독은 일주일 내내 검색어 상위를 오르내리며 뜻하지 않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게다가 14일 FIFA 수석 의료관(CMO) 지리 드로브작 교수마저 감독이 팀 의료진에게 선수를 치료해라 말라할 권한은 없으며 경기장에서의 선수 치료는 의료진의 소관이라는 의견을 밝히며 무리뉴의 명백한 잘못임을 못 박았다. 그는 "선수가 다쳤다면 감독이 더 할 말이 있나? 의료적 판단과 진단의 측면에서 볼 때 감독은 할 말이 없다. 이것이 FIFA 법이고 선수의 건강을 살피는 것은 도의적 의무다"고 비난했다.
스완지시티와의 개막전 중에 에덴 해저드가 상대편 애슐리 윌리엄스의 태클에 넘어지자 심판은 의료진에서 신호를 보냈고 의료진이 서둘러 선수를 살피러 갔다. 그러나 이미 퇴장 당한 선수 때문에 10명이 힘겹게 경기를 끌어가던 상황에서 선수 한 명이 더 경기장 밖으로 나온다는 사실에 무리뉴는 격하게 분노했다. 경기 지연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에 따라 선수는 치료를 받으려면 경기장 밖으로 나와야 한다.
무리뉴는 모국어인 포르투갈어로 “Son of bitch"라고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져 더욱 논란이 일었다. 게다가 무리뉴는 TV 인터뷰에서 그 선수는 심각한 부상이 아니었다며 의료진이 미숙하다고 맹비난하며 논란을 키웠다. 논란에도 꿈쩍 않고 아예 이 날 벤치를 지켰던 에바 카네이로와 존 페아른을 다시는 벤치에 앉히지 않겠다고까지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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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는 무리뉴 첼시 감독. |
첼시 팀도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향후 두 사람을 의료진 자격으로 벤치, 훈련장, 팀 호텔에 상주시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어리그 규정에서는 의사와 물리치료사가 벤치에 상주하도록 정하고 있어 이미 카네이로와 페아른을 교체한 상태였고 팀에서는 새 멤버의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대체 인력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반대파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감당해야 했던 무리뉴 감독은 이번 사건과 실망스러운 경기 결과(2-2)까지 겹쳐 일주일이 다 지나도록 미디어와 팬들의 원성을 감당해야 했고 ‘피해자’ 카네이로에 대한 동정과 성원이 이어졌다. 카네이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원에 감사한다는 의견을 남기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던 무리뉴 감독은 경기 전 정례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까지 무리뉴의 행적을 고려해 볼 때 이 조차도 확실하지 않았다.
결국 무리뉴는 팀의 의료진은 최고고 항상 최선을 다해 준다는 점에서 늘 그들에게 감사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꺼낸 무리뉴는 “이번 주말 경기에는 그들이 벤치에 앉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돌아오지 말라는 건 아니다.”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나름의 사과를 마무리 지었다.
이 정도면 그로서는 나름 최선을 다한 셈이다. 경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언론 인터뷰를 돌연 취소하거나, 남들이 뭐라던 마이웨이를 고집하던 무리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말이다. 인터뷰 자리에 두 의료진을 함께 앉히고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는 의견까지 있었지만 무리뉴 감독이 그렇게까지 할거라 생각한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인터뷰에서 그 사건에 대해 언급할지도 의심할 만큼 무리뉴는 인심을 잃은 상태였다.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