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에 면세점까지 사업 재편 성공가도서 '화룡점정' 놓쳐
[뉴스핌=정경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특별사면이 결국 불발됐다. 한화 입장에선 '화룡점정(畵龍點睛)'일 수 있었던 오너 복귀가 무산, 아쉬움이 더욱 크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 단행된 8·15 특별사면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빠졌다. 전체 6527명의 특별사면 대상자 가운데 재벌 총수로는 최태원 SK 회장이 유일했다.
지난달 사면 얘기가 처음 흘러나올 때만해도 경제인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및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형제 등과 함께 김승연 회장 역시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인 사면 대상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로 흐르면서 1995년과 2008년 두 차례 사면을 받은 바 있는 김승연 회장은 제외됐다. 앞서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2월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바 있다.
김승연 회장의 사면 불발은 최근 승승장구하던 한화로선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일련의 사업 재편 과정을 거쳐 이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과 방산·화학 4개 계열사 매매 계약을 체결, 지난 4월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을 계열 편입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 인수까지 마무리지면서 이른바 '빅딜'을 최종 성공시켰다.
삼성과의 빅딜로 한화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 60여 년 한화그룹 역사 동안 줄곧 그룹 성장의 모태가 돼 온 방위사업과 유화사업의 위상을 국내 최대규모로 격상시키게 됐다.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 편입으로 유화부문에서 매출 18조원으로, 국내 수위를 다투게 됐고,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 인수로 방산부문에서는 매출이 2조7000억원에 이르러, 국내 1위로 올라섰다.
이 외에도 한화는 최근 1년 사이 한화첨단소재(옛 한화 L&C) 건자재부문 매각에서부터, 드림파마 매각,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한화첨단소재 독일 자동차 부품기업 하이코스틱스 인수까지 승승장구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거머쥐었고, 한화토탈은 재입찰 끝에 알뜰주유소 2부 휘발유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1999년 경인에너지 매각 이후 16년 만에 정유업 재진출까지 이뤄냈다.
이에 한화 측은 김승연 회장이 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되면, 보다 적극적인 경영 행보로 최근의 성공가도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김승연 회장이 제외되면서 그 같은 기대는 힘이 빠지게 됐다. 현재 집행유예 중인 김승연 회장은 수감 생활에선 벗어난 상태지만, 공식적인 경영활동은 제한되고 있다. 특히, 등기이사 등을 맡을 수 없어 직접적인 의사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할 수 없다"며 "이라크 등 해외 수주에도 대표로서 참석할 수 없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