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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북한과 승부를 내지 못했다. <사진=JTBC 동아시안컵 캡처> |
[뉴스핌=김용석 기자] 한국이 북한과 0-0으로 비겼다.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남자 대표팀은 9일 오후 6시 10분(한국시각)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북한전을 무승부로 마무리하며 남은 중국-일본전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경기장에서는 중국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펼쳐지는 경기에서 중국이 일본을 꺾으면 우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이 이기거나 비겨줘야 7년 만의 우승을 달성할 수 있어 어제의 적 일본을 응원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한국은 이정협이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김승대를 섀도우 스트라이커에 배치하는 4-2-3-1 전술을 기용했다. 중국전과 같이 이종호와 이재성이 좌우 날개로 나서 북한의 측면 수비를 뚫고, 중원의 권창훈과 장현수에게 공수 연결을 맡기는 전략이었다.
북한은 경기 시작부터 수비라인을 대폭 아래로 내린 상태에서 박스 안에서 진을 치고 한국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시에 팀 특유의 빠른 역습으로 한국의 문전을 몇 차례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4분 이주영의 강력한 슈팅과 전반 12분 이종호의 중거리슛을 필두로 전반 초부터 다양한 공격루트와 공간을 활용한 세련된 공격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북한의 밀집 수비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골문 앞에는 북한 수비수가 너무 많았고 한국은 최전방 공격수의 자리 선점이 다소 아쉬웠으며 마무리의 세밀함이 떨어지는 전반전이었다.
후반에도 한국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권창훈은 어려운 가운데 빈 공간을 찾아내며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리명국은 괴력에 가까운 펀칭과 무서운 집중력으로 이를 모두 막아냈다.
후반 20분 북한은 예상대로 장신 공격수 194cm 박현일을 투입하며 공격 변화를 꾀했고 이어 한국도 이종호 대신 정우영을 투입하며 공수 흐름을 조율했다. 또한 후반 40분 투입된 한국의 김신욱은 큰 키로 시야를 가리며 수비라인을 교란했다. 김신욱은 인저리 타임에 힐킥을 시도하며 북한의 간담을 서늘케 했으나 한국은 운마저 따라주지 않았고 북한 골키퍼 리명국은 쉼 없는 공격에도 굴하지 않는 수퍼세이브로 팀을 구해냈다. 리명국의 날이었다.
한국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활약한 선수가 단 4명에 그칠 정도로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여 다양한 실험과 변화를 시도했다. 섬세하지 못한 마무리와 골 결정력은 숙제로 남았으나 젊고 유망한 ‘슈틸리케의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은 앞으로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회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득점을 하지 못한 점을 제외하고는 다 좋았다. 젊은 새얼굴들은 누구도 실망스럽지 않았고 앞날이 창창한 선수들이라 점점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전 국민의 뇌리에 이름을 각인한 이재성은 골 하나를 마무리하지 못해 자력 우승을 결정짓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