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상징 마티유 아말릭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블루룸' <사진=(주)누보필림> |
프랑스를 상징하는 배우 마티유 아말릭이 감독과 주연을 겸한 영화 ‘블루룸’은 잘 숙성된 보르도 와인처럼 농익은 매력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영화 ‘블루룸’은 학창시절 멀찍이서 서로를 훔쳐보던 줄리앙(마티유 아말릭)과 에스더(스테파니 클레우), 그리고 줄리앙의 아내 델핀(리아 드러커)의 이야기다. 장성해 가정을 갖고 살던 줄리앙과 에스더가 우연히 다시 만나고, 과거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벌어지는 위험한 사랑이 스크린 위를 아슬아슬하게 흐른다.
에로틱 스릴러답게 ‘블루룸’은 섹슈얼한 화면과 위험한 외도, 그리고 남녀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외도를 저지른 남녀의 속내를 캐기 위해 경찰이 동원되는 신에선 스릴러 특유의 긴박감이 느껴진다.
이 영화를 들여다보기에 앞서 원작자 조르주 심농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신문기자 출신의 벨기에 작가 조르주 심농은 작품 전체를 휘어잡는 강한 필체와 심도 있는 스토리, 그리고 엄청난 다작으로 유명했다. 신문기자였던 덕에 조르주 심농의 글 쓰는 속도는 굉장히 빨랐고 집중력도 대단했다.
푸른 빛 배경 위에 에로틱 감성을 입힌 '블루룸' <사진=(주)누보필림> |
이렇듯 엄청난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블루룸’은 조르주 심농에 대한 헌사와도 같은 ‘원초적 본능’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제법 크다. 1990년대 섹슈얼 스릴러 마니아들을 열광케 했던 ‘원초적 본능’의 원작을 프랑스 감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인 만큼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메가폰을 잡고 주연까지 겸한 조르주 심농의 연기는 단연 눈에 띈다. ‘뮌헨’ ‘잠수종과 나비’ ‘007 퀀텀 오브 솔러스’ 등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오가는 조르주 심농의 연기는 에로틱 스릴러가 지향할 바를 군더더기 없이 보여준다. 자신이 짠 틀에서 연기까지 소화한 조르주 심농의 열정과 에너지는 75분간 영화 ‘블루룸’을 탄탄하게 받쳐준다.
‘원초적 본능’ 이후 23년 만에 만나는 ‘La habitación azul’ 원작 영화 ‘블루룸’은 13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