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이수를 열연한 배우 한효주 <사진=NEW> |
그간 광고·뮤직비디오·디자인 등에서 활약한 백감독은 자신의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이 광고를 택했다. 워낙 기발한 제작 방식과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하는 작품인지라 우려도 있었지만, 백감독은 갈고닦아온 능력을 보여주며 기회로 만들었다. 그의 디테일한 편집은 로맨틱한 스토리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고 탁월한 감각은 영화의 비주얼에 힘을 보탰다.
알렉스를 우진으로, 리어를 이수로 바꾸면서 변화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백감독은 원작의 기본 얼개를 충실히 따르되 그 안에 한국적 정서를 녹이고자 했다. 특히 분위기 전환의 일등 공신인 우진의 친구 상백(이동휘)의 등장은 원작에서는 볼 수 없는 ‘뷰티 인사이드’만의 강점이자 웃음 포인트다. 다만 원작과 다른 결말은 호불호가 갈릴만하다.
물론 결말이 다르다고 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변한 건 아니다. 영화 역시 매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는 남자와 그런 그를 진심으로 보듬어 주는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외면이 아닌 내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인공들의 동선과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저마다의 답을 얻을 수도 있다.
비록 약간의 모순이 있을지라도 (예컨대 박서준의 얼굴을 한 우진에게 고백받고, 이진욱의 얼굴을 한 우진과 첫날밤을 보내며, 이동욱의 얼굴을 한 우진에게 청혼을 받고, 유연석의 얼굴을 한 우진과 마지막 키스를 나누는 등) ‘뷰티 인사이드’라는 제목이 내포한 의미만큼은 분명히 전달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이수를 열연한 배우 한효주(왼쪽)와 마지막 우진을 연기한 배우 유연석 <사진=NEW> |
다시는 한 영화에서 볼 수 없을 21명의 배우는 이질감 없이 하나의 우진을 완성해낸다. 극의 흐름이 깨질 것에 대한 걱정은 조금도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효주의 공도 컸다. 앞서 언급한 성별도 나이도 국적도 다른 21명의 배우와 연인으로 호흡한 그는 흔들림 없이 제 몫을 해냈다.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 여자의 내면 연기 역시 괜찮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어떠한 논란과 평점 테러에도 한효주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연기(와 미모)로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물론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은 한효주 본인이 안고 가야 할 문제지만.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이수를 열연한 배우 한효주 <사진=NEW> |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