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 유지하는 CA저장 기술 활용…쌀 때 사뒀다가 비싸질 때 출하
[뉴스핌=함지현 기자] 이마트가 저장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을 적용해 가격은 도매가보다 싸게 낮추고 신선도는 높인 상추를 선보인다.
CA(Controlled Atmosphere)라는 저장기법을 활용한 덕분이다. 가격이 급증하는 시기 전에 상추를 구매해 저장해 뒀다가 가격이 오를 시기에 시장에 내놓는 방식인데, 수확직후의 상태를 1달 가량 유지할 수 있는 기술로 인해 출하시점까지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
30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이마트 후레쉬센터를 찾았다. 5층건물인 이곳에는 총 56개 저장고에 양파, 감자, 마늘, 상추 등 다양한 채소류와 과일류 등을 저장해놓고 있었다.
이 중 관심을 끄는 곳은 19개의 CA저장창고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은 숨을 쉬면서 노화가 진행된다. 수확 후 하루만 지나도 상추가 시들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CA저장은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 조절을 통해 산소 비중을 낮춰 이같은 노화를 막는다. 농산물이 살아는 있지만 숨을 쉬지 않아 최대한 수확시기와 비슷한 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13년 사과와 배 등을 CA 저장에 성공했는데 올해는 선도가 빨리 저하되는 엽채류인 상추의 저장에 성공했다.
실제로 둘러보니 0~2도 사이의 낮은 온도와 97%정도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는 CA창고에 보관된 상추들은 여전히 싱싱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논산 양촌에서 수확한 상추 20톤을 후레쉬센터 CA 저장고에 보관했는데 약 3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마트측 관계자는 "이같은 저장기술의 발달보다도 더 중요한 점은 많은 비용을 지불 하더라도 애초에 좋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결국 상품을 제공하는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과도 연계된다"고 강조했다.
![]() |
<이마트가 CA저장 상추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신하리 이마트 후레쉬센터 3층 CA저장고에서 직원들이 상추의 선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
장마 시작 전과 후의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상추 가격을 분석해보면 상추 가격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만 해도 가락시장 기준 6월 4일 상추 도매가격은 7020원(4kg·상품) 이었는데 지난 29일은 2만9459원(4kg·상품)으로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상추를 사서 저장해 뒀다가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 내놓으면 좀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이마트는 판단한 것이다.
CA저장 기술을 바탕으로 1개월 전 상추를 저장해 둔 결과 이마트는 후레쉬센터 저장 상추를 29일 도매가인 1473원(200g)보다도 싼 1280원(1봉·200g)에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기존 소매가인 1879원(200g)원 보다도 32% 저렴하다.
이마트는 현재 1달 가량인 상추의 저장기간은 최대 60일까지 늘릴 정도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특정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채소나 과일을 연중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명절 등을 앞두고 농산물을 대량으로 구매해 놓으면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일의 당도가 저하되는 장마철 이전에 상품을 구매·비축해 놓으면 장마 이후 당도 높은 과일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 이갑수 대표는 "이마트 후레쉬 센터의 CA 저장기술을 통해 장마철에 급등하는 채소 가격을 낮춰 품질 좋은 상품을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에도 시금치, 브로콜리 등 다양한 품목에 CA저장 기술을 도입해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