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추가 하락, 유럽 명품 섹터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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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상승 잠재력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베팅하는 전략뿐 아니라 잠재적인 손실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도 투자의 한 가지 형태다.
중국이 지구촌 자산시장을 흔들고 있다. 주가 폭락이 단순히 주식시장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정책자들의 시장 통제력에 대한 신뢰까지 포괄하는 사안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침통한 중국 주식 브로커들[출처=블룸버그통신] |
27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중국 증시의 패닉 매도가 종료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8% 이상 폭락하며 200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데 이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른바 마진거래가 연초 이후 지난 6월12일까지 약 60%에 이르는 주가 상승을 이끌어냈지만 강력한 부메랑이 증시를 패닉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BofA는 중국 증시의 실제 마진거래 규모가 시장의 추정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금액 기준으로 7조5000억위안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대차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중국 증시가 앞으로 강력한 매도 압박과 주가 급락에 시달릴 것이라고 BofA는 내다봤다.
중국발 악재에 유럽의 명품 섹터가 공매도자들의 타깃으로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수 백만 원 대 고가 캐시미어 스웨터 업체인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공매도 비율이 2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페레가모와 토즈 역시 전체 유통 물량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19%와 18%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는 글로벌 명품 섹터의 평균치인 1.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유럽 명품 업체들이 숏 베팅에 시달리는 것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시아 지역 매출에 대한 비관론이 매도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 1년 사이 강한 주가 랠리에 대한 부담 역시 하락에 무게를 실어주는 상황이다.
JP모간과 AQR 캐피탈 등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공매도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27일 유럽 증시에서 쿠치넬리와 페레가모는 각각 4% 내외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중국과 홍콩의 고액 자산가들의 소비가 꺾이지 않았지만 중국 주가 하락이 지속되는 한편 경기 후퇴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경우 명품 업계의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레이놀드 제임스는 토즈의 가죽 제품을 포함해 유럽 명품 업계의 강한 수익성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의 크리스토퍼 워커 애널리스트도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시장 전반의 수요 둔화가 명품 업계의 매출을 강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증시에 대한 적신호도 제기됐다. 골드만 삭스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통해 생명공학 섹터의 헤지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관련 종목은 물론이고 상장지수펀드(ETF)까지 가파른 하락을 보일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다.
골드만 삭스의 존 마샬 전략가는 “바이오젠을 포함한 생명공학 섹터가 2014년 초와 같은 약세장을 연출할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 섹터가 과도하게 높아 주요 종목의 급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