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25원 급등..단, 1170~1180원 경계감 여전
[뉴스핌=정연주 기자] 달러/원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이 무색할만큼 가파른 상승세로 1200원 돌파 가시권에 들어왔다.
24일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오른 1167.9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연고점이자 2012년 6월 13일(1168.40원)이후 3년1개월만에 최고치다. 연일 연고점을 경신한 끝에 이번 주만 25.1원 급등한 것이다. 월간으로 놓고 보더라도 7월중 달러대비 원화가치(24일 기준)는 4.5% 급락했다.
2015년중 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제공=한국은행> |
환율은 2개월전만 하더라도 1100원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원화 약세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1160원 저항선이 뚫리더니 단숨에 1200원 고지까지 넘보는 상황이 됐다.
환시에 과열 징후가 감지되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은 소폭 조정으로 부담을 덜어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환율 급등을 이끄는 가장 큰 요인은 미국 금리 인상 기대다. 미국 지표마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미국채 단기물 금리는 고공행진 중이다.
국내 경기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주요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지부진한 점도 상대적인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연일 이어지는 외국인 국내 증시 매도도 환율 상승 요인이다.
특히 미국 투자자들의 외국채권 투자회수 규모 증가도 심상치 않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최대(1317억달러)를 기록했던 투자회수 규모는 올해 들어 5개월만에 작년 연간치 수준에 근접했다. 금융위기 이후 순매수를 유지했던 미국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투자(주식·채권)는 지난해부터 순매도(2014년 -259억달러, 2015년 -434억달러)를 기록중이다.
무엇보다 당국이 환율 상승을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 당국 경계감도 전무하다시피 하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약세는 달러 강세에 의한 현상인 만큼 원화 약세를 쏠림 현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연내 1200원선 돌파 전망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연말 달러/원 환율 전망치를 기존 1120원에서 1200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모건스탠리는 1230원, BNP파리바는 1200원으로 전망치를 내놓는 등 기관들도 일제히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다.
물론 환율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주 후반 일부 차익실현 시도가 눈에 띄었고 역외 매수세가 임계치에 도달하는데 얼마남지 않아 1170원~1180원선에서 상승세가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차익실현 분위기는 일시적이며, 조선업계 수주 부진 등 환율 하락 요인 둔화로 당분간 상승 흐름을 거스르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소폭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1200원선 돌파까지 걸림돌이라고 할만한 재료가 별로 없어 보인다"며 "1163원선까지 뚫은만큼 향후 환율 상승 탄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저항선은 2012년 고점인 1185.60원, 심리적 저항선 1200원, 2011년 고점인 1208.20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미국과 유로존의 정책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달러 강세가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환차익을 노리는 일부 세력 등으로 인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겠지만 향후 환율 하단은 지금 레벨보다 훨씬 높은 1180원까지 봐야 한다"며 "네고 물량등 수급 요인의 영향력은 둔화된지 오래다"라고 판단했다.
다음 주 달러화 흐름은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기대대로 미 연준(Fed)의 매파적인 입장이 나온다면 달러화 상승 분위기는 불가피하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