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넥스, 에스텍파마, 코오롱생명과학 등 수혜 전망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2일 오전 12시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고종민 기자] 일본이 복제약(제너릭)에 대한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향후 5년간 일본내 공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해 부족분을 국내 제약사들이 제공하면서 성장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이넥스, 에스텍파마, 코오롱생명과학, 경보제약, 화일약품 등이 대표적인 수혜업체로 꼽힌다. 이들업체는 일본 수출비중이 높거나 일본업체와 거래비중이 높다.
◆ 일본 복제약 급성장 속 기업들 설비투자 확대
22일 코트라(KOTRA)와 일본 야노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복제약 장려정책에 힘입어 복제약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사와이 제약은 향후 3년간 설비투자를 440억엔(4094억원) 규모로 늘릴 전망이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50%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토와약품은 올해 136억엔(1265억원)을 오카야마 등 국내 3개 공장의 증축 및 생산설비에 투자키로 했다. 또 니치이코우는 올해 전년 대비 88% 증가한 112억 엔(1042억원)을 설비투자에 쏟아 붓는다.
일본제약사들의 이같은 투자확대는 정부 정책과 궤를 맞추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복제의약품 비중을 지난해 52%에서 2017년 중반까지 70%, 2018년부터 2020년까지 80%로 확대키로 했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일본 복제 의약품 시장은 2014년 1조1130억엔(10조3567억원)에서 2017년 1조4715억엔(13조6927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32.2% 달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복제약을 많이 사용하는 보험조합 등 보험자에게 고령자 의료부담금을 줄여줌으로써 보험자의 자발적 복제약 사용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라며 "고령화가 진전되면서2009~2013년 전체 의료비는 7% 상승했는데 약제비는 20%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일본은 복제약 사용 확대로 연간 1조3000억엔(12조968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분석했다는 것.
코트라 측은 "설비 증강에도 공급 부족으로 신약·복제약 모두 아웃소싱이 확대될 것"이라며 "해외기업들이 진출을 서두르고 있으며 국내 의약품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라고 내다봤다.
▲자료 : 일본 야노경제연구소, 코트라 |
일본 복제약 시장의 대표적인 수혜업체로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넥스가 꼽힌다. 바이넥스는 일본 제너릭 제약사인 니치이코(Nichi-Iko)가 최대주주로 니치이코는 일본 내 복제의약품 시장점유율이 9.4% 수준이다. 매출 규모는 1조원(2013년 기준)에 달한다.
특히 니치이코는 사노피(Sanofi, 니치이코 지분 4.7% 보유)와 공동으로 지난 2010년 조인트벤처(Sanofi 지분율 51%)를 만들고 일본내 복제의약품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사업은 아프로간(Aprogen, 바이오시밀러 세포주 개발) 및 바이넥스(바이오시밀러 공정 개발, 생산 및 사업화) 투자를 통해 추진키로 했다.
복제 의약품 원료 및 의약품 중간체 생산기업인 에스텍파마도 일본 복제약 시장 확대의 수혜주로 거론된다. 원료의약품(API)이 전체 매출의 99%인 에스텍파마가 생산하는 원료의약품은 완제품 전단계의 약효를 나타내는 핵심 성분이다. 전체 매출의 약 75%가 수출인데, 이 가운데 일본비중이 80%다. 고지혈증·간엽·고혈압·천식 등의 치료제 원료의약품이 현지 주요 수출 품목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일본에 22개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주요제품은 로소프로펜나(Loxoprofen Na), 아르가트로반(Argatroban) 등이다. 일본 내 60개 이상의 제약사와 거래를 하고 있으며 주거래선은 사와이(Sawai) 제약, 니치이코(Nichi-iko), 토와(Towa)약품 등이다.
종근당 계열의 원료의약품 자회사인 경보제약은 전체 매출의 해외매출 비중이 45.4%다. 이 중 일본에 60% 가량을 수출한다.
화일약품은 내년 일본향 원료의약품(API)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엔테카비르(B형간염치료제)와 몬테루카스트(천식치료제) 등이 주력 제품이며 일본 제약사 들과 수출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르면 2016년 상반기에 엔테카비르, 몬테루카스트의 일본 식약처 수출 품목 허가를 전망한다.
이밖에도 일본으로 의약품을 수출하거나 수출을 추진 중인 제약기업들의 사업 비중 및 규모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혜기업으로 거론된 A사 임원 B씨는 "4년전 만해도 일본 제약 시장에서 복제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20% 정도에 불과했다"며 "일본이 제네릭 채용을 늘리면서 원료의약품 수출 부분에서 수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목할 점은 대박 수혜라는 개념보다 지속적인 성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10년 넘게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소형에서 중상위권 제약사까지 납품처를 확대하면서 거래처 및 시장 확대의 수혜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의 경우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한 까다로운 밴더(납품처) 선정이 특징이어서 두번째(세컨)이나 세번째(서드) 밴더로 등록하고 첫번째(호스트) 밴더로 가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중국·인도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으로 일본 시장 진출을 꽤하고 있지만 품질 면에서 국내 보다 열위에 있어, 호스트 밴드 지위까지 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귀뜸했다.
한편 국내 증권가에선 일본 복제약 시장 확대에 따른 국내기업 수혜 여부에 대해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증권사 한 제약담당 연구원은 "일본 복제약시장 성장에 따라 국내 기업에 기회가 있다는 점에 100% 동감한다"면서도 "일본이 신약 오리지널 개발 국가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이같은 정책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기도 하고 중국 등 여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일본 국민들이 복제의약품보다 오리지널 처방을 선호하는 점이 다소 걸림돌이 아닐까 싶다"며 "다각적인 차원에서 진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율도 지켜봐야할 변수다. 그간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아베 정부 출범 시점인 2012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엔화 약세 기조에 내상을 크게 받아왔다. 지난 6월초 까지 최악의 상황(엔화약세 신저점)을 겪기도 했다. 다만 이달 들어 엔화 강세 흐름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어 이들 기업들로선 나쁘지 않은 상황. 외환당국 안팎의 시각이 엔화약세 기조가 재개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지만 어쨌든 환율 흐름이 변수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