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미련 버린 NHN엔터…남은 웹젠 지분 2000억 현금화 '가능성'
[뉴스핌=이수호 기자] NHN엔터테인먼트가 2분기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이 예상되는 중견 게임사 웹젠 잔여 지분(약 2000억원 규모)을 추가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간편결제서비스 등 신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이다. 본업인 게임사업의 목표 매출 비중을 50%까지 낮춘 상황에서 게임사 지분에 대한 미련도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업을 축소하고 신사업으로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NHN엔터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추가 지분 매각을 통해 실탄 확보에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 웹젠, 어닝서프라이즈 '확실시'…2Q 예상 매출 500억~800억
21일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가 19.24%(2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웹젠은 지난해 인기 PC IP(지적재산권)인 '뮤' 바탕의 신작들이 국내와 중국시장에서 잇따라 흥행하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지난 1분기에는 매출 206억원, 영업이익 79억원, 당기순이익 73억9000만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16%, 2070%, 1669% 성장했다. 특히 2분기에는 모바일 신작 '뮤오리진'이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5위이내 성적을 지속하며 누적 다운로드 수 300만, 일 평균 매출 5억원~10억원(업계 추산)의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IP 제휴 사업을 통해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이로인해 증권가에서는 웹젠이 2분기에만 500억원에서 8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웹젠의 2분기 실적은 폭발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구글플레이와 티스토어에 상용화한 뮤오리진의 매출 기여에 따른 것으로, 이 게임의 국내 일평균 매출은 6억~7억원 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웹젠의 주가도 당분간 현재의 상황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날 기준 웹젠의 주가는 3만8000원이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 주가가 6000원선이었다는 점에서 무려 6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NHN엔터의 잔여 지분이 매물로 인식돼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순 없어도 탄탄한 실적 덕분에 고평가됐다는 일부의 지적은 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뮤 IP를 통해 웹젠의 가치가 큰폭으로 오른 현 시점에서 파는 것이 돈이 급한 NHN엔터의 입장에서도 득이 될 것"이라며 "김병관 의장 체제로 최대주주도 바뀌었기 때문에 NHN엔터가 웹젠 지분을 오래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 신사업 자리 잡은 NHN엔터…"올해도 큰 폭의 실적 개선 어렵다"
NHN엔터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총 7회에 걸쳐 264만719주를 장내매도했다. 이는 총 101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NHN엔터의 웹젠 지분은 기존 26.72%에서 19.24%로 7.48% 줄었다.
NHN엔터가 웹젠의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것은 현금 유동성 확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올해 초 3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내달 출시되는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 마케팅비에 1200억원, 음원 공급업체 '벅스'로 알려진 네오위즈인터넷 인수에 1000억원 등을 집행해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플랫폼 사업인 토스트와 클라우드 사업 역시 소비자보다 기업 중심의 B2B 사업이라는 점에서 아직은 수익화를 논하기가 이른 시점이란게 NHN엔터 측의 주장이다.
NHN엔터 입장에선 올해 역시 마땅한 캐시카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CCTV 사업과 '페이코'를 통한 연계 수익이 서비스 초반에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의 거대 기업을 상대로 인지로를 높여야하는 탓에 당장은 수익화보다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외형을 유지하고 있는 게임 사업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경쟁사 대비 눈에 띄는 흥행작이 없다는 점에서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지 여부도 미지수다. 결국 보유한 자산 중 가장 가치가 높은 지분을 지렛대로 삼아 실적 악화시에 실탄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핀테크 연관 사업인 한국사이버결제(지급결제대행)와 파이오링크(보안), 네오위즈인터넷(음원) 등은 예외로 둘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킹넷을 비롯한 몇몇 중국업체에 웹젠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웹젠의 가치가 너무 높아 이마져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장내매도로 조금씩 덩치를 줄여서 적당한 시점이 됐을 때 중국회사에 넘기는 방안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