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성과 정확성 담보 차원... 당국·채권단 "긍정적"
[뉴스핌=노희준 기자] 대규모 손실 은폐 의혹을 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실사 기관을 복수로 선정하기로 산업은행이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성과 정확성을 담보하자는 차원이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관련 정확한 손실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실사를 복수의 외부기관에 맡기기로 당국에 보고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업은행에서 회계법인을 복수로 선정해서 다음주부터 실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신뢰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복수의 회계법인을 선정키로 한 것은 일단 빠르게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를 마쳐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통상 실사에는 2~3달이 소요되는데, 현재 대규모 손실이 손익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라 관련 내용을 빠르게 확정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대우조선은 관련 의혹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주가가 이틀 만에 4320원이나 빠져 1만2500원 하던 주식이 8000원대로 폭락했다. 관련 사실이 알려진 지난 15일에는 대우조선에 대규모 여신이 물린 은행주 등이 있는 KRX은행 지수도 4.61% 추락했다.
현재 대우조선 역시 의혹을 사고 있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해 결산이 끝나는 대로 앞당기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회계법인 선정은 동시에 회계 실사 보고에 대한 불필요한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는 차원도 있다.
앞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실사 결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우조선의 부실 은닉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이 있다. 전임 사장의 연임을 위해 대규모 손실을 일부러 숨겨 제때 반영하지 않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계약에서부터 선박 인도까지 기일이 오래 걸리고 그 사이 계약 변경이 등이 잦은 수주산업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또다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두 곳에서 실사를 하면 더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차원일텐테 두 곳에서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실사가 실시되면 이르면 8월말에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채권단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채권단의 한 여신 담당 임원은 "채권단에서는 산업은행이 빠르게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복수의 회계법인을 선정해 빠르고 정확하게 실사를 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계법인 선정 결과를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며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