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없어 '맨 땅에 헤딩'..실적 회복세 뚜렷
[뉴스핌=강효은 기자] 최근 항공업계에 저비용항공사(LCC)가 급부상하면서 LCC들이 저마다 다른 환경 속에서 성장해 나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LCC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자금 수혈과 항공사업 노하우 전수로 고속 성장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저가항공사들은 '맨 땅에 헤딩하는 식'의 경영을 이어가고 있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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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제공=각사> |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지 않은 LCC들과 대기업 산하에 있는 LCC들은 각자 저마다 다른 경영 지원 속에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국내 진출한 저비용항공사들은 대표적으로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있는데 제주항공은 애경그룹 산하에,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함께 한진칼의 주력 자회사로 꼽히며 이밖에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로 부산 지역의 대표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3개 저비용항공사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설립 초기단계부터 모기업의 대대적인 투자를 지원받았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제주항공은 회사 설립 1년6개월만에 2006년 6월 봄바르디에의 터보프롭 Q400 여객기 한 대로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 5회 운항하며 취항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대대적인 투자비용 탓에 2010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덕에 제주항공은 현재 여객기 20대를 보유한 국내 1위 LCC로 자리잡게 됐다. 이 역시 애경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역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원 아래 성공적인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진에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그의 둘째딸인 조현민 전무가 2008년 진에어 출범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관심을 쏟아왔다. 이후 대한항공이 뛰어들지 않은 노선에 취항을 시작하고 공격적으로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시장초기단계부터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진에어는 올해 6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총 19대의 항공기를 갖게 되는데 제주항공과 견주어도 규모면에서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진에어는 현재 750명인 직원을 연말까지 1000명 이상으로 추가 고용키로 했으며 올해 매출 5010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을 목표로 정했다.
반면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이들과 사뭇 다르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는 새만금관광개발(49%)인데 새만금관광개발 지분 49.4%를 보유하고 있는 중화학 플랜트업체 나라케이아이씨가 사실상 최대주주다.
이스타항공은 출범 후 초기 투자비용으로 인해 부채가 눈처럼 쌓였다. 자금 유동성이 부족해 대주주에 손을 뻗고 싶어도 도움 받지 못했다.
이후 IBK투자증권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국 투자받지 못하고 끝났다.
지원군 없이 초기 부담금으로 인한 자금난에 시달렸던 이스타항공은 국제 유가 하락과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2013년 매출 2543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달성해 첫 흑자전환에 돌입했다. 이후 지난해 매출 2701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6%, 470% 증가했다. 이는 2009년 첫 취항 후 최대 실적이며 2년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모기업의 지원을 받지 못한건 티웨이항공도 비슷하다.
티웨이항공은 2005년 한성항공으로 출범 후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았고 이후 2013년 출판업체 예림당이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하게 되면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사명을 바꾸고 대주주가 잇따라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이뤄낸 성과다.
부채 덩어리였던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예림당은 1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예림당 매출까지 동시에 증가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저가항공사 관계자는 "사실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것과 안받는 것은 천지차이며 진짜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경영을 이끌어 간다고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매출이 잘나오고 안정 단계로 진입했지만 최근 메르스 때문에 또 안좋아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