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우조선 휴가비 지급..삼성중공업은 없어
[뉴스핌=황세준 기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이달 말부터 잇달아 여름 휴가철에 돌입한다. 휴가 기간과 휴가비 지급 유무에서 빅3의 희비가 엇갈린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혹서기에 집중적으로 조업을 쉼으로써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휴가 기간에 주요 설비를 점검함으로써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다만, 업체별로 휴가 기간은 다르다.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2주간 집중휴가를 실시한다. 현대중공업은 8월 3일부터 13일까지 2주간 쉰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8월 3일부터 7일까지 1주간 휴가다.
휴가비도 차이가 난다. 현대중공업이 통상임금의 50%, 대우조선해양이 직원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는 데 비해 삼성중공업은 휴가비가 없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까지 30만원의 ‘태안사랑 상품권’을 지급했으나 지난해부터 중단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감소하며 2006년 990억원 이래 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출도 12조8791억원으로 13.2% 줄면서 2008년 10조6645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2조6099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2%, 74.1% 급감했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2분기 매출액은 3조500억원으로 전년비 1.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820억원으로 68.7%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익성의 핵심인 드릴십 비중도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해 저수익성 탈피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09년 단체협약 이후 통상임금의 50%를 휴가비로 받고는 있으나 지난해 회사가 비상경영을 선포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6개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3조2495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도 19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분기엔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으나 조선 발주 감소로 올해 목표로 세운 수주 191억달러, 매출 21조원 달성에 갈 길도 멀다. 6월말 현재까지 달성한 수주액은 목표액 대비 35.3%인 67억5000만달러 수준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28억원으로 6개 분기 만에 첫 영업이익 흑자를 낸 것으로 보이지만 신규 수주 부진으로 2016~2017년 실적 우려감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계 중 가장 먼저 휴가를 실시하면서 예년과 다름없는 휴가비를 책정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다만, 내부 분위기는 긴장감이 흐른다.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손실 433억원, 별도 영업손실 804억원을 기록하면서 2006년 3분기 이후 34분기 만에 적자 전환한데다 2분기부터는 그동안 반영하지 않은 해양플랜트 ‘숨은 부실’도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2분기 적자폭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해양 부문에서 상당한 손실이 확인됐다"며 "회계 원칙에 따라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업계에선 연말까지 손실규모가 2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50만원의 휴가비가 대우조선 급여 수준을 감안할 때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이마저도 앞으로는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