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탓 비료 사용 어려워…국내외 비료 공급 과잉도 부담"
[뉴스핌=고종민 기자] 엘니뇨(El Nino) 수혜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던 남해화학·효성오앤비 등 국내 비료주에 대한 전망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 잇따른 가뭄탓이다.
비가 오지 않으면 비료는 시비(땅에 뿌리는 것)를 할 수 없다. 비가와서 땅에 비료성분이 녹아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가 너무 많이 와도 빗물에 쓸려 간다. 결국 가뭄이 지속되거나 폭우가 온다면 비료 효과는 없다. 비가 적당히 와야한다.
지난 주말 전국에 단비가 내렸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가뭄 해갈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며 특정지역에만 집중호우가 내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엘니뇨 현상이 나타났고, 증시내 기관들은 비료업체 주식을 본격적으로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남해화학은 5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140만908주를 기관에서 사들였다. 효성오앤비는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같은 기간 6만6135주를 기관에서 사들였다. 이같은 수급개선에 이들 주가는 상승흐름을 이어왔다.
엘니뇨가 농작물의 작황에 타격을 입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료사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논리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변수로 인해 엘니뇨 효과가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LIG투자증권과 농업계에 따르면 과거 비료 기업의 황금기였던 2008년과 현재 상황이 상당 부분 다른 상황이다. 당시 비료기업들은 레깅효과(Lagging Effect, 저가 원료투입에 따른 실적개선)로 인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박영훈 LIG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2008년 당시 6개월에서 1년 기간 동안 고정가에 수입하던 원재료 가격이 스폿 시장(현물시장)에서 급등하며 제품 가격이 오르자 고정가의 낮은 원재료로 큰 이익을 볼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8년 비료 업체 이익 기여에 큰 역할을 한 인산수소이암모늄(DAP, 복합비료 종류 중 하나)의 2014년 수출량은 2008년의 29.1%에 불과하다"며 "반면 2014년 DAP 수입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니 만드는 것보다 수입해서 쓰는 것이 나은 상황인 것"이라고 추정했다.
DAP 제조를 위한 원재료 수입량도 2008년 141만톤에서 2014년 52.5만톤으로 급감하면서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는 설명이다. 수출단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탓이다.
실제 복합비료 수출량은 2008년과 2014년이 각 59만톤, 60만톤으로 유사하나 2014년 수출액은 2008년 대비 42.5% 감소했다. 올해 1~5월 누적기준 복합비료 수출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나 수출액은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유기질 비료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전체 유기질비료 업체의 생산능력을 적용하면 약 520만톤(20㎏들이 2억6000만포대)이 공급 가능하나 판매량은 380만톤 가량된다. 140만톤의 초가 공급 물량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포타쉬(POTASH), 모자이크(MOSAIC), 칸포텍스(CANPOTEX), 우랄칼리(URALKALI) 등 메이져(Major) 비료 업체들이 2008년 대규모 증설을 한 관계로 글로벌 공급 과잉 상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엘니뇨 현상만 보지 말고 각 기업별 원가 경쟁력과 영업 환경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남해화학의 비료 화학 사업의 전체 대비 매출 비중은 ▲요소 5.8% ▲복합비료 28.0% ▲맞춤형비료 7.4% ▲암모니아 17.6% 등이다. 효성오앤비는 유기질비료 전문 업체(100%)로 과수용·원예용·벼농사용 유기질 비료를 생산한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