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가 하락 제품가 상승에 2분기 이익 급증…'반짝' 그칠 수도
[뉴스핌=정경환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올 2분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2분기 호실적이 일시적인 요인에 힘입은 것이란 판단에, 3분기 이후 업황 걱정이 일고 있어서다.
1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에틸렌 업체들이 근래 보기 드문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한 석유화학사 관계자는 "전년, 전분기 대비라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며 "납사 분해 설비(NCC)를 갖고 있는 회사들 모두가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석유화학사 실적을 좌우하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과 납사의 가격 차)는 올 2분기 들어 유례없는 강세를 나타냈다. 저유가 기조에 힘입어 원료인 납사 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급 감소로 에틸렌 제품 가격은 고공 행진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평균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850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각각 500달러 대 초반 수준을 나타낸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주요 석유화학사들의 실적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상으로 LG화학, 롯데케미칼, 대한유화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5075억원, 4157억원, 712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41.1%, 393.1%, 812.8%,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40.3, 133.5%, 30.9% 늘어난 실적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유가가 급락하면서 4분기 저렴한 원료가 올 1, 2분기에 투입됐다"며 "그에 더해 국내외 석유화학업체들의 정기 보수와 맞물리면서 수급 밸런스가 향상, 스프레드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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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 추이, NH투자증권. |
다만, 문제는 이 같은 호황이 3분기 이후로도 이어질지 여부다. 유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정기 보수가 끝나면서 공급이 증가, 에틸렌 제품가격도 약세로 전환될 수 있어서다.
당장 지난 5월과 6월 내내 60달러 대를 유지하던 국제유가가 이달 들면서 급락세를 보이며 50달러 중반 대까지 떨어졌다. 2분기 평균 1400달러 대였던 에틸렌 가격도 지난주 10% 가까이 급락하며 1200달러 후반 대까지 밀려났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가 납사 투입, 정기 보수 집중 등으로 과도하게 확대된 스프레드는 하반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화학사 관계자는 "최근 이틀간 유가가 8% 빠지는 등 변수가 너무 많아 하반기 실적 전망이 쉽지 않다"며 "2분기가 특히 좋았던 것으로 봐야 하고, 3분기에는 그보다 일정부분 슬로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오는 17일 LG화학 기업설명회를 시작으로 2015년 2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