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쌍용자동차가 지난 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티볼리 디젤 보도발표회를 열었다. 티볼리 디젤은 쌍용차가 올 1월 티볼리 가솔린을 출시한 데 이어 반년 만에 선보인 쌍용차의 핵심 모델이다.
티볼리 개발은 지난 2011년 7월 시작됐다.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지원을 받아 만든 첫 차다. 이 때문에 쌍용차는 회사의 미래를 티볼리에 걸었다. 법정관리 후 회사를 떠난 노동자들도 복직이라는 희망을 티볼리에 담았다.
이날 오전 11시 시작된 발표회에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와 시장에서 티볼리 디젤에 대한 관심은 큰 만큼, 일부 기자들 사이에선 최 사장이 당연히 참석할 것으로 믿고 있었다.
최 사장은 평택공장에서 임원 회의를 마치고, 발표회가 끝난 점심께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최 사장 입으로 들을 수 없었다. 대신 신영식 마케팅본부장(전무)와 홍성준 상품개발담당 상무 등 실무자가 답했다. 사장으로써 기자들과의 공식적인 자리인 발표회를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은 것이다.
티볼리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최 사장이 제 시간에 발표회장에 도착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티볼리는 출시 후 쌍용차 내수 판매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올들어 6월까지 티볼리 판매량은 1만8524대. 내수 전체 판매량인 4만5410대의 45% 비중을 차지한다. 이 덕에 올해 내수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6% 뛰었다.
4월부터 티볼리는 해외로도 팔려나갔다. 지난달 티볼리 수출량은 2409대로, 쌍용차 총 수출의 60%다. 티볼리가 쌍용차의 절대적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티볼리를 제외한 나머지 쌍용차는 수백대씩에 불과해 올해 전체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40% 빠졌다. 아직은 쌍용차가 웃을 때가 아닌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쌍용차는 티볼리 판매 목표를 당초 3만8000대로 잡았다가 6만대(내수 3만5000대, 수출 2만5000대)로 늘렸다. 내년엔 10만대 판매하겠다는 게 최 사장 목표다.
최 사장이 쌍용차의 CEO로써 하반기 경영 전략 및 노조와 올해 임금 협상 등 챙길 현안이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하루 이틀 전에 계획한 발표회가 아닌 만큼, 공식적인 자리에 참석해 갓 태어난 티볼리 디젤과 쌍용차의 비전을 밝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한 가지. 최 사장이 이날 제 시간에 맞춰 발표회에 참석했다면 인제까지 간 대부분의 기자들은 몇몇 기자들과 나눈 최 사장의 인터뷰 내용을 뒤늦게 자료로 받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최 사장이 티볼리 디젤 발표회를 더 챙겼어야 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