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품목 다품종소량생산 보편화 설문조사 한계
[뉴스핌=김남현 기자] 수출입물가지수 조사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부 품목에서 다품종소량생산이 보편화되면서 기존 설문조사(서베이, survey)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영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와 김민수 한국은행 물가통계팀 과장 등이 지난 3일 공동 발표한 ‘행정통계를 이용한 수출입물가지수 보완방안 연구’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 통관자료와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HS코드) 10자리의 데이터를 사용해 나프타 수입과 승용차 및 D램(DRAM)의 수출 분야를 분석한 결과 나프타 수입과 D램 수출 분야에서 현행 물가지수에 근접했다.
HS코드란 대외 무역거래에서 거래 상품의 종류를 숫자코드로 분류한 것으로 관세, 무역통계, 운송, 보험 등에 사용되고 있다. HS코드는 국제적으로 6자리로 구성되며 우리나라에서는 4자리가 추가된 10자리로 사용 중이다.
수출입물가지수 산출방식에는 서베이를 기반으로 한 물가지수(price indices) 방식과 행정통계를 이용한 단가지수(UVI) 방식, 이 두 방식 중 한 가지 방식을 기본으로 다른 방식을 예외적으로 이용하는 하이브리드(hybrid approach) 방식의 세 가지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수출입물가를 포함한 물가통계를 서베이 방식을 이용해 작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최근 다품종 소량생산이 보편화하면서 소규모 샘플을 이용한 서베이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칫 표본의 대표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통계기법 중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방법론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회귀나무(Regression tree) 방식을 이용해 우선 나프타 수입을 단가지수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나프타 물가지수 등락률과의 평균적 차이가 0.1%포인트 내외로 작았다. 양 방식 간 상대표준편차도 0.01 밖에 되지 않았다. D램 수출에서는 기존 HS코드 내 제품들을 통계적 방식으로 세분화할수록 실제 물가에 가까운 지수가 편제됐다.
반면 승용차 수출에서는 단가지수 방식의 적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트림과 옵션 차이에 따라 가격이 다양해 단가지수 적용 시 지수가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HS코드 내 제품들 간의 동질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실제로 이와 같이 작성된 단가지수가 현행 물가지수와 큰 차이가 없게 나타나는 품목들에 대해서는 향후 조사가 어려워지거나 서베이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 단가지수 작성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여럿 있다. 우선 변동성이 심할 경우 적합한 방식이 아닐수 있다. 또 행정통계가 수출입물가를 산출하기에 딱 맞는 통계가 아니다. 수출입물가 산출을 위해 얼마나 가공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라며 “지난해에 한 번 개요를 검토한 바 있고 올해도 작업 중이다. 진행형으로 봐달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