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치는 수출..'불황형 흑자' 논란 언제까지?
[뉴스핌=정연주 기자] '불황형 흑자'는 이미 해묵은 논란거리다. 그럼에도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는 것은 극심해지는 수출 부진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내수부진의 반증으로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경기 회복에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경상수지는 89억5320만달러 흑자를 기록, 39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역대 최장 기간 흑자 기록이다. 다만 수출과 수입 감소폭이 모두 확대됐다. 글로벌 유가 영향에 수입물가가 수출보다 더 크게 떨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만 늘어나는 양상이다.

5월 국제수지상(FOB 기준) 수출은 438억7000만달러, 수입은 346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6.3%, 19.8% 감소했다. 통관기준 수출은 423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9% 감소했고 수입은 426억1000만달러로 15.4% 줄었다. 모두 전월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일평균 수출입도 5월에는 각각 6.6%와 11.2% 감소한 반면 6월에는 각각 12.3%와 22.8% 줄었다.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원화 절상압력은 수출경쟁력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당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성장의 엔진으로 보는 듯하지만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쉽게 말해 지금 현재 경상수지 흑자는 많이 일하고 적게 먹는 격이다. 흑자 장기화는 내수부진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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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한국은행> |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불황형 흑자 논란에 대해 "우선 판단키 어렵다. 다만 5월에는 영업일수가 하루 감소함에 따라 4~4.5% 하락요인이 있다. 또 세계교역량 감소가 12.2%에 달하는 상황에서 수출입이 늘어나기도 어렵다"며 "전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보면 수출 순위가 오히려 올랐다.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에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물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요인도 반영하고 있지만, 5월 경상수지를보면 불황형 흑자 소지가 없다고 보긴 어렵다. 5월 들어 불황형흑자 양상이 더욱 두드러졌다"며 "최소 추경 집행 전인 6~7월은 불황형 흑자 논란의 골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여파가 서비스 수지에 적자요인으로 작용하고 유가 급락 효과가 4분기 들어 해소될 수 있지만 이보다 국내 경기 흐름의 위축 양상이 더욱 지배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배 책임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4년째 접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수출 증가세가 보일 때 좋게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올해 6월에 접어들었는데도 수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가 깊어지는 것은 일단 GDP에 영향을 주니 불황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