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우리 이어 신한은행도 우대 상품 출시…고객 잡기 '사활'
[뉴스핌=윤지혜 기자] 계좌이동제의 첫걸음인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이 시행된 가운데 국내 은행들이 수수료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계좌이동제가 본격화하는 10월을 앞두고 '고객 이탈'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계좌이동제 시행을 대비해 각종 금융수수료 인하와 금리 우대 등 주거래 고객을 겨냥한 상품을 출시했다.
계좌이동제란 고객이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된 신용카드 대금이나 통신료, 각종 공과금 등 자동이체를 별도 신청 없이 새로운 계좌로 일괄 이전하는 제도다.
7월 1일 계좌이동제 1단계인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이 시행됐다. <자료제공=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 |
신한은행도 오는 13일 '신한주거래 패키지' 상품을 출시할 방침을 내놓으며 우대 상품 출시에 뛰어들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거래 우대 통장이 기본 베이스가 될 것"이라며 "금융 수수료와 금리 우대 혜택 등이 담긴 신상품이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하나, NH농협은행 등은 아직 검토 중이다. 하지만 결국 수수료 우대와 관련한 신상품 출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협 역시 7월 중 출시할 신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기존고객 이탈 방어에 목표를 뒀다.
이같이 시중은행들이 기존고객 잡기에 사활을 거는 것은 저원가성 예금의 일부가 이동하면서 고정 수익원이 축소될 것을 우려한 조치다. 저원가성 예금이란 금리가 0.1% 수준인 예금으로 월급 통장으로 쓰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대표적이다. 은행으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조달해 이익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수수료 인하와 같은 단기적 대응책 또한 은행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국내은행의 수익구조와 예대업무 중심의 단순한 사업구조를 고려할 때 이익경비율이 양호한 수준인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등 고객들이 수수료를 지급할 의사가 생기도록 하는 중장기적인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결국 수수료 경쟁으로 가는 것이 은행에도 부담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거래 계좌로 인해 확보되는 수익성 또한 무시할 수 없어서 결국 마케팅에 중점을 두는 것은 수수료 우대 혜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 총 예금에서 저원가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3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전체 예금의 37.41%가 저원가성 예금으로 집계됐으며, 우리 33%, 하나 32%, 신한 33%를 차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