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4.3% 수익률, 투자등급 대비 6년래 최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독일 국채에서 비롯된 글로벌 채권시장 혼란 속에 정크본드가 상대적인 저항력을 과시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상승을 포함해 글로벌 경제 지표가 회복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정크본드가 투자등급 채권을 6년래 최대폭으로 앞질렀다.
유로화와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같은 기간 투자등급 회사채가 0.03%의 손실을 낸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투자등급 회사채가 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투자등급 채권에 대한 정크본드의 상대적인 수익률은 2009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유로존이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탈피한 것을 포함해 주요국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내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와 투자등급 회사채를 팔아치우고 나섰다.
반면 정크본드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시장 변동성 확대 경고에도 강한 내성을 보이고 있다.
EMC 애셋 매니지먼트의 옌스 반드라반트 머니매니저는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정크본드에 대한 리스크를 높게 평가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안전자산으로 취급하는 모습”이라며 “이와 달리 투자등급 회사채는 강력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크본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팔자’를 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최근 2.72%까지 상승하며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크본드 수익률 역시 6.10%로 올랐지만 2개월래 최고치로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사상 최저금리 환경이 투자자들을 위험자산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투자등급 회사채 투자자들은 정크본드로 갈아타고 있고, 정크등급 회사채의 투자 자금은 이보다 유동성이 더욱 낮은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6월 정크본드 수익률이 4.9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전세계 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5280억달러에 달했다.
투자자들의 고수익률 추구와 신용 리스크 하락이 정크본드 회사채 발행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글로벌 투기등급 회사채의 디폴트율이 2.2%로 하락했다. 이는 역사적 평균치인 4.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M&G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톰린스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은 금리 리스크보다 신용 리스크를 선호한다”며 “디폴트율이 지극히 낮은 데다 하이일드 본드의 저평가 매력이 높아 관련 채권이 투자자들에게 이른바 ‘스위트 스팟’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