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유동성 발작’ 국채시장 교란 이제 시작

기사입력 : 2015년06월05일 04:40

최종수정 : 2015년06월05일 04:43

자산시장 투매 '맛보기' 본격 하락 전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을 필두로 한 국채시장의 급변동은 유동성 위축에서 비롯된 교란으로,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데 투자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최근 독일을 진원지로 한 국채 수익률 폭등은 앞으로 전개된 투매의 맛보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경고대로 극심한 변동성에 익숙해져야 할 때라는 얘기다.

◆ 유동성 문제 마침내 가시화

4일(현지시각) 1% 선을 밟은 독일 국채 수익률의 상승을 놓고 투자자들은 채권시장 전반의 유동성 위축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유로존의 5월 인플레이션 상승 및 ECB의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 상향 조정 등이 표면적인 동기로 지목되지만 공격적인 ‘팔자’의 근본적인 요인은 유동성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일명 채권왕 빌 그로스를 포함한 투자가들은 유동성 부족 문제를 강력하게 경고한 바 있다. 잠재돼 있던 리스크가 지표와 중앙은행 정책 행보를 매개로 촉발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UBS의 라민 나키사 전략가는 “채권시장의 유동성 부족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유동성이 마비 증세를 보이면서 매수와 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100bp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설 때 공격적인 동반 매도를 불러일으키고, 수익률 폭등을 야기한다는 설명이다.

트랙의 로버트 세이비지 최고경영자 역시 “유럽을 필두로 미국과 이머징마켓까지 채권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보뱅크의 엘윈 드 그루트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유동성 부족이 국채 수익률 상승을 더욱 증폭시키는 양상”이라며 “시장의 깊이가 지극히 얕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율리우스 바에르의 크리스틴 가티커 리서치 헤드는 “유럽 채권시장의 자금 배분에 균형이 깨진 상태이며, 왜곡도 심하다”고 진단했다.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은 데 따라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지난 3월말 이후 6260억달러의 자금이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집계하는 월드 국채 인덱스는 6월 첫 3거래일 동안 1.2%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국채 매도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유로존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보다 뚜렷한 상승 신호를 보일 경우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상승, 투기적인 매도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의 이타이 골드스타인 교수는 “주식펀드보다 채권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더욱 공격적인 매도에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라며 “국채뿐 아니라 회사채 펀드의 리스크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 왜 독일 국채인가

4일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0% 선을 밟은 뒤 0.84%로 후퇴했지만 이틀간의 손실 규모는 유로존 출범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

왜 독일 국채가 극심한 시장 혼란의 진원지로 부상한 것일까. 빌 그로스의 진단대로 일생일대의 매도 기회라는 투자 전략 측면의 접근보다 복잡한 요인이 얽혀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댄 헤크만 채권 전략가는 “독일 국채가 미국 국채보다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보다 정확히 반영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1년 사이 미국의 회복 부진과 유로존 및 일본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는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경제 펀더멘털을 판단하는 잣대로 미국 국채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유로존의 양적완화(QE)와 이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는 투자자들 사이에 보다 높은 신뢰를 얻고 있고, 이 때문에 독일 국채가 미국 국채를 제치고 선행 지표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얘기다.

스탠더드 은행의 스티브 바로우 전략가는 “유로존의 경제 지표 개선과 QE에 따른 국채 가격 단기 급등이 독일 국채 수익률 급등의 표면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주식을 포함해 독일 국채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져야 마땅한 자산이 다수에 이른다”며 “독일 국채 가격의 급락은 다른 자산의 조정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