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번 돈 해외에서 탕진"...완전자본잠식상태로 재무구조 악화
[뉴스핌=강필성 기자] CJ푸드빌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진출한 해외시장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본전은 커녕 매년 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국내에서 번 돈을 빨아들이는 ‘밑 빠진 독’이 된 것이다.
4일 CJ푸드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자회사에서 기록한 적자는 모두 171억9900만원에 달한다.
미국법인인 뚜레쥬르인터내셔날이 유일하게 1억8000만원의 수익을 거두었을 뿐 일본, 베트남, 중국, 싱가폴 법인 등 7개의 자회사는 모조리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중국법인 CJ베이징베이커리가 44억1900만원으로 가잔 많은 적자를 냈고 그 뒤를 이어 미국법인 CJ푸드빌USA가 33억3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해외 계열사의 적자 문제는 고질적인 CJ푸드빌의 고민이 돼 가고 있다. CJ푸드빌의 국내 사업도 안정적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 침체로 인해 외식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CJ푸드빌의 주요 성장동력이었던 베이커리, 커피 등 프랜차이즈사업은 경쟁사에 밀리고, 정부의 출점규제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실적도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CJ푸드빌은 지난 2012년 개별기준 영업이익 63억6500만원을 기록했지만 해외 실적이 포함된 연결기준 실적으로는 37억8400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아예 개별실적도 124억4200만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연결기준으로는 348억47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 161억5200만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지만 이 역시 해외계열사의 실적을 포함하면 영업이익 규모는 38억7600만원으로 대폭 감소하게 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해외 자회사로 인해 재무구조가 급격하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지난 2013년 부분자본잠식(자본총계 39억1300만원) 상태였던 CJ푸드빌은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145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완전자본잠식은 상장사의 경우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CJ푸드빌이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외형적으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은행권을 통한 자금 조달에 제한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CJ푸드빌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09년 320.9%에서 2012년 892%까지 증가했고 자본금이 줄어들기 시작한 2013년에는 1만2261%로 급격하게 늘었다.
CJ그룹이 CJ푸드빌의 지난 2013년 부분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해 보통주 2.65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실시했음에도 불과 2년만에 최악의 상황이 온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CJ푸드빌이 외식으로 국내에서 돈을 벌어 해외에 탕진하는 격”이라며 “해외사업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모기업의 존속을 걱정해야할 정도라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CJ그룹의 ‘글로벌 생활 문화 기업’의 비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CJ그룹은 ‘문화 강국’이라는 비전을 통해 해외진출을 독려해왔지만, 외식부문이 국내 본사마저 위기를 맞는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