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스타톡] ‘스피킹인텅스’ 강필석 “전혀 다른 형식, 첨엔 힘들었죠”

기사입력 : 2015년06월08일 08:18

최종수정 : 2015년06월08일 08:19

[뉴스핌=장윤원 기자] “이 공연이 끝났을 땐 관객 모두가 느낄 것 같아요. 대단히 웃기거나 경쾌하진 않지만, 묵직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란 것을요.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공연이란 기분도 들어요.” 
 
연극 ‘스피킹 인 텅스(Speaking in Tongues)’에서 레온과 닉을 오가며 1인2역을 소화하는 강필석의 말이다. ‘스피킹 인 텅스’는 배우들로서는 두말할 것 없이 어려운 공연이다. 강필석은 “공연 초반에는 ‘빨리 끝났으면’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고백하며 멋쩍게 웃었다. 그 만큼 배우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상당했지만, 노력에 합당한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왔다. 세련되고 묵직한 연극의 완성이다. 
 
호주 유명 극작가 앤드류 보벨의 대표작 ‘스피킹 인 텅스’가 호주 시드니 초연(1996년) 이후 20여 년 만에 아시아 초연 무대를 한국에서 갖게 됐다. 지난 달 개막한 이 작품은 오는 7월16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에는 레온, 닉, 피트, 닐, 존, 쏘냐, 발레리, 제인, 사라 등 캐릭터 9명이 등장하고, 4명의 배우가 이를 연기한다. 강필석은 쏘냐의 남편이자 제인과 불륜을 저지르는 경찰 레온 역, 제인의 옆집에 사는 수상한(?) 남자 닉 역을 맡았다. 
“1인2역에 대해서 사실 많은 고민을 했어요. 이야기 자체가 캐릭터의 드라마가 강하지 않거든요. 스토리 상으로도 기승전결이 있어 몰아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캐릭터를 살리는 게 좋을지, 아니면 조금 더 상황에 집중을 해볼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결국은 후자 쪽으로 집중을 하고 있어요. (연극 상의)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저의 캐릭터 보다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강필석은 작품을 소화하는 데 있어 가장 이상적인 것은 캐릭터와 정서를 다 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피킹 인 텅스’는 9명의 등장인물이 서로 다른 드라마와 감성을 가지고 있고, 이들의 단편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져 하나의 묵직한 생각거리를 던지는 작품이다. 각 캐릭터가 작품 전체의 정서를 전달하기 보단,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 관건. 그런 만큼 작품에 임하는 강필석의 자세는 정답으로 보인다. 
 
2002년 연극 ‘하륵이야기’로 데뷔한 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2004)’ ‘유린타운(2005)’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2006)’ ‘쓰릴미(2007)’ ‘닥터 지바고(2012)’ 연극 ‘한여름밤의 꿈(2003)’ ‘레드(2011)’ 등 수많은 작품에서 기량을 떨쳐온 강필석이 이번 작품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단순 명료했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형식이 굉장히 새롭고, 무척 섬세하더라고요. 툭툭 던져지는 이야기들이 탄탄하다고 느껴져 욕심이 났죠. 또,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딱 들었던 생각은 모든 캐릭터가 우리 근처에 실존하는 사람들이란 거였어요.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였죠. 닉의 감정을 저도 느껴본 적이 있고, 존이나 발레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었고요. 물론 모두가 어떤 결핍을 갖고 있지만, 사실 우리 대부분이 그렇잖아요? 보시는 분들도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에게 공감의 시선을 던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서 이 작품이 배우에게 유독 어려운 작품이라 언급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른 연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형식적인 개성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은 서로 다른 공간에서 다른 상황에 처하지만, 그런 그들의 모습은 한 무대 위에서 오버랩된다. 인물들은 각자 다른 상황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같은 대사를 말한다. 인물들이 서로 스쳐지나가며 공간을 무시하는 일은 빈번하다. 레온이 눈 앞의 제인에게 뭔가를 묻고, 제인이 골똘이 생각하는 사이, 저 멀리 누군가가 그에 대한 대답을 내놓고 있다. 객석에서 보기엔 대단히 흥미롭지만, 배우로서는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형식 자체가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지금까지 했던 다른 작품은 눈 앞의 상대와 대사를 주고 받으면서 교감하는 게 있었는데, 일단 그런 게 없으니까요. 이 사람과 이야기하는데 귀는 저쪽으로 가있고(웃음). 그날그날 호흡이나 감정에 따라 조금 다르게 대사를 칠 수 있을 텐데, 이 작품의 경우엔 또 다른 사람과 동시에 대사를 말해야 하니 토시 하나 틀리면 안 된다는 압박도 있었죠. 처음엔 정말 미로를 헤매는 기분이었어요. 그런 부분이 연기하면서 특히 힘들었어요.” 
 
특히 강필석은 초반 연습을 떠올리며 “영혼이 박탈되는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막이 오른 지도 어느덧 한달이 넘어선 시기. 지금의 그는 “이제 다른 배우들의 호흡을 서로가 배려하면서 적당히 잘 맞추고 있다”고 살짝 여유를 부렸다. 
 
“지금은 저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네요(웃음). 대본을 받았을 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연습 초반에는 차가운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이 작품이 가진 독특한 형식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 순간 연기에 감정과 마음이 나오고부터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죠. 사실 (캐릭터에 대해서는)저도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레온이 쏘냐와 다시 결합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또, 닐이 무죄로 석방됐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저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레온은 다신 바람을 피울 것 같지 않은데, 그들의 결말에 대한 해석은 온전히 관객들의 몫이죠.” 
강필석은 이 연글을 통해 배우와 객석의 소통을 깊이 들여다봤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 무대가 자신을 들여다보는 소중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공연을 보고 생각이 많아진다는 분들이 많아요. 내가 정말 소통을 하고 있나? 상대방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이나? 이 사람한테 내가 무례한 행동을 하고 있진 않나? 그런 부분들을 사실 그 상황에 처해 있을 땐 잘 모르잖아요. 근데 어느 순간, 가령 혼자 그 때 일을 생각하다 갑자기 부끄럽고 창피한 순간들이 오곤 하죠. 그래서 ’내가 왜 그랬지’하고 쥐구멍에 숨고 싶고(웃음). 그러면서 변화가 찾아오죠. 이 연극이 그런 것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해요. 꼬이고 결말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덩그러니 결말을 맞거든요. 따뜻한 감동을 주는 작품도 아니에요. 그런데 이 연극 자체가 그냥 자기 자신을 보는 시간인 것 같아요. 이 연극을 보시면 스스로에 대한 어떤 답을 찾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0년 이상 활동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강필석이 ‘스피킹 인 텅스’로 배우로서 또 한번의 커다란 도약을 할 것은 명백해 보인다. 지나온 배우로서의 길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갈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마음이 느껴지는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 사실 아직도 표현에 대해서는 고민이에요. 친절하게 ‘나 지금 어떻다’고 표현을 하는 게 맞을까, 아닐까. 만약 어떤 직접적인 표현이 안 되더라도, 저의 어떤 마음이 객석까지 전달되는, 그런 배우로 남고 싶어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hs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민주 이미 해리스 후보 추대 움직임"...러닝메이트도 거론 [뉴욕=뉴스핌] 김근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이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교체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5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이 그동안 자신의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유지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왔지만 민주당은 이미 그녀를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오는 8월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이 이 같은 결정을 따라주기를 설득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과 당의 고위관계자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내분과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이 같은 구상을 지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이 교체 후보가 돼야, 바이든 선거 캠프의 막대한 규모의 정치자금과 선거조직도 잡음 없이 승계돼기 때문에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다만 문제는 해리스 부통령이 나서더라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이 나서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일 발표된 CNN 방송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 대결할 경우 45% 대 47%의 지지율을 보였다. 오차범위 내 박방이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2%포인트(p) 뒤지는 결과다.  이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그룹은 정치자금 큰손 등을 대상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본선 경쟁력을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NN 방송은 민주당 일각에서 심지어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와 함께 대선을 치를 러닝 메이트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흑인 여성'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는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가 유력 후보이고,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주지사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힌편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준 타격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거론하며 '래핑(laffin') 카멀라 해리스'라고 조롱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자주 크게 웃고 있으며 '실없는' 모습을 보인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위기 위한 포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적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이를 별명으로 붙여 깍아내리고 공격하는 데 탁월한 수완을 보여왔고,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 대선 토론 직후 바이든 교체론이 불거지자, 민주당 '대한 후보'들을 비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선 "아예 논의 대상도 안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 2024-07-06 03:26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