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NG·삼성전자"계획 없다"..삼성그룹 "경쟁력 강화 위한 사업재편 계속"
[뉴스핌=김선엽 기자]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다음 퍼즐은 무엇일까. 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들이 줄지어 나와 관심을 끌었다.
합병 이슈와 관련해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을 올해 안에 급하게 재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환율이 떨어져 해양플랜트 사업 부담이 많이 줄었다"며 "현재로선 합병을 통한 시너지도 크지 않고 급히 합병을 추진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 발표를 한 이후 삼성그룹 주변에서는 추가 합병 발표에 대한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였다. 두 회사는 지난해 합병을 추진했으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1조6000억원에 이르자 합병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지난달 취재진에게 합병 계획이 당분간 없다고 밝힌데 이어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공식 부인에 나선 것이다.
이후 기자실에서 열린 수요 브리핑에서도 합병과 관련된 언급이 나왔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부사장)은 추가 합병 발표 가능성과 관련해 "항상 말씀드리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구조조정은 작년부터 일상적으로 해왔다"며"그 연장선상에서 필요한 조치들이 취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합병 발표 가능성이 어느 정도 열려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 팀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해도 시너지가 제한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일부 부정적인 의견도 있으나, 대다수의 의견은 아닌 것 같다"고 못박았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오후 1시 20분부터 열린 삼성전자 기업설명회였다.
이날 행사에서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행사 말미에 "시장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인수 계획이 전혀 없다"며 "이 발언으로 루머를 잠재울 수는 없겠지만 경영진 입장을 (시장에) 확실히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그의 발언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상 IR행사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소개하고 향후 비즈니스의 방향성을 소개할 뿐 인수·합병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참석자들이 '멘붕'이다"라며 "왜 뜬금없이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저렇게 말한 이상 적어도 올해 내 합병은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