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현대차가 장중 8% 이상 곤두박질치고 있다. 5월 글로벌 판매량 부진에다 엔화 약세 가속화에 따른 충격이 확대되면서 주가는 14만원대까지 주저 앉았다.
특히 대거 대도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출회되고 있는 것과 관련, 시장 일각에선 그동안 저평가 매력에 주목하며 자동차 주식들을 담아 놓았던 일부 가치투자 펀드들이 매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2일 오전 11시 35분 현대차는 전일대비 8.74%%, 1만3500원 하락한 14만1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0년 9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시가총액은 31조3800억원대까지 미끄러졌다.
현대차와 더불어 모비스와 기아차 역시 각각 8%, 4.5%씩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현대위아는 10% 이상 급락 중이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애널리스트는 "5월 글로벌 판매량이 시장 숨통을 끊은 것 같다"며 "그동안 매크로적인 측면에서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기대해보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엔화 약세가 더욱 심화되면서 환율 경쟁에서마저 일본에 밀리는 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도 처음으로 36개월 할부 혜택 등을 시도했지만 부진한 상황이고 중국에서도 실적이 좋지 않았다"면서 "SUV 차량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고 기존 차량들의 페이스 리프팅 시기도 9~10월까지 미뤄져 있어 수출에 대한 특단조치 등이 나오지 않는 이상 달라질 게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매도 주문 쏠림 현상과 관련해 일부 가치투자 펀드들이 수익률 악화의 부담으로 인해 물량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밸류펀드들이 자동차주 편입을 시도한 이후에 수익률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매크로 및 실적 측면을 감안했을 때 현대차의 주가가 당분간 반등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아무래도 현대차의 경우 SUV의 비중이 적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투자 및 신차 출시 계획이 하반기나 내년 즈음으로 예정돼 있어 시장이 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불안한 상황 가운데 굳이 현대차를 들고 가기 보다는 다른 선택이 낫지 않겠냐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한 자산운용사 CEO는 "우리는 일단 현재 매도 행렬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며 "물론 설마 팔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개할 수 없는 것이 맞지만 외국인도 최근에 팔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의 판매량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트리거 역할을 한 것"이라면서 "현대차를 들고 있는 투자 세력들 모두가 매도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