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과 괴리 지나쳐" vs "랠리 종료 좌시 않을 것"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최근 부진해진 경기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랠리를 연출하고 이는 중국 증시에 대해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미친 도박판'과 다름 없으며 예전보다 판 돈이 커져 조정 리스크는 상당할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각) 진단했다.
<출처 = 신화/뉴시스> |
매체는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6년래 최저 수준인 7%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중반 이후 주식시장은 두 배 넘게 뛰어 펀더멘털과 증시 불일치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 버블 논란에 대해서는 종목에 따라 다르다며, 오랜 기간 저평가됐던 대형주의 경우 작년 랠리로 적정 가격으로 올랐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소형주 중심의 차이넥스트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130배로 적정 수준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아 1999년 미국의 닷컴 버블을 연상케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과 본토의 주가 차이는 중국 증시 투자 광풍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잣대로 지목됐다.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H주 대비 상하이 A주 프리미엄 수치가 30%로 5년래 최고치 부근까지 벌어졌는데, 후강퉁 실시로 저렴한 홍콩 증시에 자금이 몰리기보다는 여전히 본토증시 랠리에 편승하려는 투자 흐름이 더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 2007년에도 버블 붕괴를 겪은 바 있다. 매체는 현재의 상황도 당시와 비슷하며 달라진 점이라면 주식투자용 신용차입(margin financing)이 가능해지면서 거래량이 대폭 확대돼 조정 리스크가 그만큼 더 커졌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거래규모 급증은 불어난 증권계자 수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은 1인당 1개였던 증권계자 제한을 20개까지 풀면서 투자자들은 매주 약 400만개의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중국 증시 투자자 구성을 보면 개미 투자자들이 일일 거래량의 90% 가까이를 차지해 여전히 다수를 점하고 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큰 손 개미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점이 달라진 점으로 지목됐다. 과거 투자액 10만위안 이상인 증권계좌 수는 전체의 20%에 못 미쳤지만 지금은 40%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주식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로 100%가 넘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증시 거품 붕괴로 인한 여파는 제한적이겠지만 중국 증시의 건전성은 반드시 제고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증시 과열 경계론은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모건스탠리와 BNP파리바가 중국 증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나단 가너 모건스탠리 이머징마켓 전략가는 이달 초 7년여 만에 처음으로 중국 증시 평가를 하향 조정하며 기업 실적이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는 증시와 펀더멘털 불일치가 점차 확대된다며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증시 매도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거품 붕괴 우려는 지나치다는 주장도 있다.
이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 증시 급등이 조정 불안을 키우고 있긴 하지만 중국 정부나 인민은행이 랠리를 떠받치고 있으며 이들이 당분간은 증시 랠리 종료를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