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넝박막·골딘파이낸셜 등 주도…뚜렷한 이유 없어
[뉴스핌=배효진 기자] 최근 이틀 새 홍콩증시에서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연이어 폭락하는 상황이 나타나 투자자들의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주가폭락의 뚜렷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거품 붕괴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리허쥔 한넝홀딩스 회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21일(현지시각) 홍콩 항셍지수 소속 투자기업 골딘파이낸셜홀딩스와 골딘부동산 주가가 장중 60% 이상 급락했다.
골딘파이낸셜은 오전 장 마감 기준으로 58% 밀렸다. 1992년 홍콩증시에 상장된 이후 일일 기준 최대 낙폭이다. 주가급락에 시가총액은 160억달러 쪼그라들었다. 같은 시간 골딘부동산도 61% 추락했다.
두 기업은 전날까지만 해도 300% 오름세를 나타냈었다. 올 들어 항셍지수 상장 기업 중 가장 큰 폭의 랠리였다. 뚜렷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날에는 세계 최대 태양광업체인 한넝박막발전그룹 주가가 개장 24분 만에 47% 급락하며 거래가 중단됐다. 시가총액 190억달러가 증발했다. 역시 주가 폭락의 원인은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잇단 주가폭락이 그동안 랠리를 펼친 증시의 거품 붕괴를 시사하는 사건이라고 진단한다.
닉 청 리퀴드캐피탈마켓 최고 파생상품 트레이더는 "주가 폭락이 시장에 전염된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시장에서 갑작스럽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이들 기업이 가파른 랠리를 펼치고 있었음에도 시장 참가자들이 지나칠 정도로 무관심했다고 지적한다.
한넝박막은 올 들어 주가가 162% 뛰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65배를 기록했다. 골딘파이낸셜과 골딘부동산 역시 PER이 130배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항셍지수 PER은 11.7배에 그쳤다.
청 트레이더는 "이처럼 연쇄적인 급락으로 변동성은 홍콩 거래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스터 팡 코어퍼시픽-야마이치 연구 대표는 "밸류에이션이 이상할 정도로 높다"며 "주가가 이렇게 뛰는 동안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스콧 샙 홍콩증권거래결산공사 대변인은 개별 기업의 주가 움직임과 당국의 규제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어니스트 청 홍콩증권선물위원회 대변인도 답변을 거부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