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방향 전환에 포트폴리오도 급반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의 향방이 급반전을 이루면서 트레이더들의 포트폴리오 역시 급회전을 이루고 있다.
유로화부터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까지 달러화 약세 흐름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자산에 트레이더들이 공격적인 베팅을 벌이고 있다.
달러화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이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하게 감소한 한편 유가 상승을 겨냥한 포지션은 대폭 늘어났다.
유로화 동전[출처=AP/뉴시스] |
반면 지난 5일 기준 한 주 사이 국제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은 26만8163건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로 늘어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유로존 실물경제에 부양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 트레이더들의 설명이다.
달러화가 최근 가파른 하락을 연출하고 있지만 상승 추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 사이 나타났던 폭등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푸르덴셜의 마이클 콜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1년간 달러화 강세는 펀더멘털에 근거를 둔 것으로 비쳐지지만 실상 과매수에 따른 상승이었다”며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지나쳤고 이와 동시에 유럽 경제에 대한 전망은 지나치게 비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수개월 동안 포트폴리오 내 달러화 비중을 축소하는 한편 유로화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호는 지난 3월 저점 이후 달러화에 대해 8.2% 상승했다. 지난해 여름 이후 20% 급락한 이후 강한 반등을 이룬 셈이다.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크로네화와 러시아 루블화도 지난 3월 이후 각각 11%와 20% 이상 급등, 강력한 랠리를 연출하고 있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라만 스리바스타바 최고투자책임자는 “1분기 달러화 랠리에 쏠쏠한 차익을 얻었지만 최근 한 달 사이 달러화와 달러화 표시 자산을 매도하고 있다”며 “원자재 수출국인 호주 국채를 포함해 다른 자산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유로화 반등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펀더멘털에 기반한 상승 베팅이 아니라 숏커버링에 따른 단기적 반등이라는 얘기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유로화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락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는 것”이라며 “유로화의 추세적인 상승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