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 및 기업 이익 부진 불구 밸류 높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모간 스탠리가 중국 주식의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 이익과 경제 펀더멘털이 하강 기류를 타는 데 반해 최근 1년 사이 주가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진단이다.
모간 스탠리는 7일(현지시각) 투자 보고서를 내고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보유’로 낮춰 잡았다.
위안화[출처=AP/뉴시스] |
업계에 따르면 MSCI 중국 지수는 지난 12개월 동안 50%에 이르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1분기 중국 성장률이 7%로 떨어진 데 이어 2분기 5%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등 경기 향방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을 감안할 때 주가 강세 흐름이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모간 스탠리는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절대적인 잣대로 볼 때는 물론이고 상대적인 측면에서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기술적으로 볼 때 명백한 과매수 상태라는 판단이다.
모간 스탠리는 “중국의 매크로 경제가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기업 이익 증가율과 전망치 모두 시장의 기대만큼 호전되지 않고 있다”며 “기술적인 과매수 상태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이익률은 크게 후퇴하고 있다. MSCI 중국 지수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7%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금융 섹터를 제외할 경우 ROE는 11.5%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린 상황이다. 또 모간 스탠리가 분석하는 119개 종목 가운데 82개 종목의 ROE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모간 스탠리는 “장기간에 걸쳐 중국 증시에 대해 강세론을 유지해 온 만큼 이번 투자의견 하향이 투자자들에게 다소 놀라운 결정”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중국의 주식 보유량을 줄일 때”라고 강조했다.
다만 모간 스탠리는 적극적인 매도를 권하지 않았다. 과거 중국 증시의 고점과 비교할 때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할 만큼 과도하지는 않다는 판단이다.
한편 지난 2007년 모간 스탠리가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을 때 버블 붕괴가 본격화된 시점과 일치했다. 또 2008년 중국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높였던 것도 주가 바닥과 때를 같이 했다.
이번 투자의견 하향이 7일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가 각각 3%와 2% 떨어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투자자들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