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GM '으르렁' vs 얌·맥도날드 '기죽어'
[뉴스핌=배효진 기자]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시절 중국은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세제 감면과 토지 무상 임대 등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지금 상황은 역전됐다.
글로벌 기업들에게 14억명에 이르는 소비자를 보유한 중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성공을 위한 초석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당국의 엄격한 규제와 깐깐한 소비자들 탓에 압도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서 낭패를 보기 쉽다.
한 중국인이 아이폰을 들고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앞을 지나가고 있다.<출처=AP/뉴시스> |
마켓워치는 4일(현지시각) 이처럼 험난한 중국시장에 진출한 미국 기업 중 승자와 패자를 뽑아 발표했다.
◆애플, 아이폰6로 대세 입증
애플은 신제품 스마트폰 아이폰6 시리즈로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지난달 27일 애플이 발표한 회계연도 2분기에서 중국과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액은 168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규모로 유럽(122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애플은 12.3%의 점유율로 샤오미(12.8%)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업계 2위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 점유율 격차를 1%포인트(p) 좁혔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출시한 애플워치 역시 중국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 1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버전 애플워치 에디션은 중국에서 예약판매 1시간 만에 매진된 바 있다.
◆ GM·포드 "스테디셀러는 바로 우리"
경기둔화와 당국의 강력한 반부패 움직임에 명품 자동차 브랜드들이 줄줄이 추락하고 있지만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오히려 봄날을 맞고 있다.
GM의 뷰익은 수십 년간 중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높은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스테디셀러다. 경쟁사들이 매출 부진을 겪는 반면, 중국 자동차업체와 합작을 택한 GM은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다른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도 같은 기간 매출이 1% 증가했다. 이달 초 포드는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중국 허베이 자동차의 생산공장을 10억달러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경쟁사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지난달 중국 매출은 0.6% 하락했다.
◆얌·맥도날드 "중국 얕보다 큰 코 다친다"
중국 시장 공략에 실패한 대표적 브랜드로는 KFC와 타코벨을 보유한 얌 브랜드와 맥도날드 등 패스트 푸드 업체가 꼽혔다. 이들은 불량식품 파동으로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얌의 1분기 중국 매출은 6% 줄었고 동일점포 매출은 12%나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맥도날드 역시 동일점포 매출이 5%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날드는 계속된 부진에 중국 내 일부 점포를 철수키로 결정했다.
◆테슬라·월마트 "성공과 실패는 한 순간"
승자와 패자 모두 될 수 있는 기업으로는 테슬라와 월마트가 꼽혔다.
월마트는 중국 내 매출이 줄고 있음에도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월마트는 오는 2017년까지 추가로 매장 115개를 열고 3만여명의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마켓워치는 월마트의 최대 경쟁자로 빠르게 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업종을 꼽았다.
테슬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테슬라는 올해 초 중국 실적 부진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배터리 보급과 전기차 인프라 확충,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중국 소비자 공략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직전월 대비 130~15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