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아비트라지 거래 '후끈'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로열 더치 셸의 700억달러 규모 BG 인수가 유럽의 기업 인수합병(M&A)의 불을 당긴 가운데 헤지펀드 업계의 행보가 분주해졌다.
최근 수년간 M&A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헤지펀드 업체들이 이른바 ‘합병 아비트라지’ 전략으로 수익률 추구에 팔을 걷었다.
헤지펀드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피인수 타깃이 될 여지가 높은 기업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한편 인수 업체의 주식에 하락 베팅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합병 아비트라지라고 지칭한다.
유로화 동전[출처=AP/뉴시스] |
특히 유럽 지역의 경우 경기 한파에 기업 M&A가 크게 위축됐고, 헤지펀드의 수익 창출 기회 역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일례로, 셸의 경우 M&A 계획이 발표된 날 BG의 주가가 43% 폭등한 데 따라 인수 가격과 주가의 간극이 크게 벌어졌다.
일부 헤지펀드 업계는 이 간극이 M&A 무산에 따른 투자 리스크보다 큰 것으로 판단했고, 때문에 앞으로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최근까지 스프레드는 상승과 하락을 되풀이하고 있고, 적절한 타이밍을 잡은 헤지펀드 업체들이 쏠쏠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헤지펀드 업체 파앰코의 앤 게일 풀리 파트너는 “이 같은 전략은 M&A 시장에서 헤지펀드가 빈번하게 동원하는 형태”라며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M&A 계약의 불확실성을 놓고 트레이딩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스프레드는 지난주 11.2%까지 상승했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의 집계에 따르면 최근 수 주일 사이 셸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헤지펀드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위해 빌릴 수 있는 셸 주식 전체 물량 가운데 실제로 투자자들이 빌린 물량의 비중은 지난주 7.3%까지 상승해 합병 계획이 발표됐던 8일 당시 2.3%에서 세 배 이상 뛰었다.
한편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M&A가 연초 이후 22% 급증한 3322억달러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